울고 싶은 아이 뺨 때린 ㈜한화 폭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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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6명의 사상자를 낸 ㈜한화 보은공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보은군민들의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9월 이 공장의 안전성을 문제 삼아 이 지역 사회단체 등이 주축이 돼 구성한
‘한화보은공장추방범군대책위원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마침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강도 높은 공장 이전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절대 안전을 보장한다던 ㈜한화 측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더 이상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7년과 이듬해 두 차례 이 공장 폭발사고를 경험한 주민들은 지난 9월 ㈜한화가
인천시 고잔동 화약생산라인을 이 곳으로 옮기려 하자 즉각 대책위를 구성하고 공장 이전
반대 활동에 돌입했다.

잇딴 집회와 공장 항의방문, 1인 시위 등으로 투쟁강도를 높이던 주민들은 지난 달 24일
㈜한화가 보은군에 제출한 건축허가신청을 스스로 취하하자 사실상 활동논리를 잃고
해체론까지 대두됐다.

그러나 때맞춰 터진 이번 사고는 점차 시들해지던 주민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계기가 돼
이 지역 ‘한화 사태’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고 직후 대책위는 집행부 회의를 소집, 그동안 느슨해진 조직을 재정비하고 향후
활동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흐트러진 여론을 수습해 한화 측과 전면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조만간 보은읍내에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빈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웃 주민인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는 동시 화약공장의 위험성을 보다 많은 군민에게
알려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계산이다.

김인수(50) 상임위원장은 “이번 사고로 한화 보은공장이 단순한 화약이 아닌 폭탄폭발의
개연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달 중 대규모 항의집회를 시작으로 이 공장이
보은서 완전히 떠날 때까지 투쟁 강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