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업무상 재해’ 엇갈린 판결

난치병인 ‘모야모야병’으로 쓰러진 여교사의 업무상 재해 인정여부를 놓고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2단독 정태학 판사는 13일 초등학교 교사 이모(55.여)씨가 “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모야모야병이 발병, 뇌출혈로 쓰러졌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모야모야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이 병의 발병.악화의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며 “원고는 모야모야병으로 뇌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쓰러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재작년 1월 제사를 준비하다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다음날 아침에는 연락없이 출근하지 않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 병원에서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으며 같은해 9월 수업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반면 지난해 10월 광주지법 행정부(재판장 김용출 부장판사)는 수업중 쓰러진뒤 병원에서 ‘모야모야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전직 초등학교 교사 박모(38.여)씨가 광주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병인 모야모야병과 뇌경색은 합창 연습과 공연에 따른 과로및 스트레스로 급속히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질병의 발생과 악화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업무상 재해는 이른바 ‘방아쇠 이론’에 따라 과로나 스트레스가 재해를 촉발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됐느냐에 따라 인정 여부가 달라진다”며 “모야모야병 환자가 과로나 스트레스로 쓰러진 사실이 입증되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첫 발견된 모야모야병은 뇌동맥이 달라붙거나 막히는 질환으로 젊은 여성과 10세 이하 어린이에게 많으며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일부 의견과 달리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진행에 따라 뇌졸중, 뇌출혈 등으로 이어진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