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산업인력공단·기능대학·산업안전공단
석면·방사선 등 산업안전 ‘외곽’ 노동자 보호 촉구
기능대학 실업훈련 취업률 20%…“인력공단 비정규직 오히려 늘다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국정감사에서 산업인력공단, 산업안전공단, 기능대학, 기술교육대학의 사업을 놓고 집중적인 감사를 했다.<사진> 이날 국감에서는 건강권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 진폐 등 산업안전과 훈련기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진행됐다.
산업안전 ‘외곽’ 노동자 보호해야
석면, 방사선 등 그 동안 산업안전 ‘외곽’에 있던 노동자들의 보호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단병호 의원(민주노동당)은 석면에 노출됐을 때 걸릴 확률이 높은 ‘중피종 암’에 대해 거론했다. 단 의원은 “지난 95년부터 2003년까지 199명이 중피종 암으로 사망했고 산안공단에서도 121건의 중피종 가운데 직업력이 밝혀진 사람이 16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범정부 차원의 역추적을 통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 의원은 또한 석면을 사용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각별히 촉구했다. 단 의원은 지난 2000년부터 올해 석면 관련 요양 및 보상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석면으로 인한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의 상병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2명이었는데 이 중 ‘건강수첩’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며 제도의 허점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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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첩’은 산업안전법 44조에 따라 석면 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관련 질환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이를 발급받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질환 발생 시 요양 및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대해 산업안전공단 박길상 이사장은 “석면으로 인한 재해와 관련,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주 의원(열린우리당)은 “최근 5년 동안 방사선에 의한 백혈병 등으로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방사선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노동자도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2만7천명의 달하는 방사선 취급 노동자가 산재위험에 방치돼 있는데도 기본적인 현황 파악은 물론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도 허술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방사선 취급 노동자의 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일반제조업의 진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상진 의원(한나라당)은 ‘최근 5년간 직업성 질환의 산재인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반제조업의 진폐증환자가 산재로 인정받은 경우가 2002년 49명, 2003년 74명, 2004년 118명으로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사업장 작업 환경의 악화로 광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건설업 등에 진폐 환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진폐는 모든 노동자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일반제조업에 대한 진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훈련기관 종합적 검토
기능대학 사업 가운데 실업대책 훈련과정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우원식 의원(열린우리당)은 “기능대학이 지난해 실시한 실업대책 훈련과정은 ‘도배’, ‘타일’, ‘용접’, ‘건축배관’, ‘건축목공’ 등 이었다”며 “이들 과정의 취업률이 각각 14.3%, 19.6%, 30.4%, 24%, 17.7%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이들 과정은 사양업종이라 취업이 어려워 처음부터 목표취업률 자체가 50% 정도로 낮게 책정됐는데도 달성되지 못했다”며 “기능대학 설립목적, 지역사정에 맞게 사업이 수립된 것이냐”고 추궁했다.
우 의원은 이어 “하지만 기능대학은 ‘최근 5년 평균 97.9%의 높은 취업률 달성’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실업대책훈련이 비록 비예산 사업이지만 국가 예산이 지원되고 기능대학의 시설과 교수진을 이용하고 있으면 당연히 실적에 포함시켜, 책임있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인력공단 직업전문학교와 기능대학 통합에 대한 우려도 거론됐다. 신상진 의원은 “통합의 옳고 그름을 떠나 통합 과정에서 이해당사자간 의견수렴이 매우 거칠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기능대학 박용웅 이사장은 “간담회, 설명회 등 이해당사자 사이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논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산업인력공단의 인력 운용 문제도 제기됐다. 단병호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애쓴다고 이사장이 약속했으면서 올해 비정규직이 더 늘었다”며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타했다. 단 의원은 “최근 파견노동자 41명을 고용한 것으로 안다”며 “외국인노동자 서비스센터 등 상시적 업무에 왜 비정규직을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파견대상 업무인지 면밀히 확인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인력공단 이동훈 이사장은 “신규사업 수행으로 (비정규직 사용이) 불가피했다”며 “지적한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소연 기자 dandy@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