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주석중독 원인규명·대안마련을
◇ 김세영 사회부
최근 울산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기주석 중독피해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과거 공해도시란 오명 속에 각종 직업병을 유발시킨 지역 공단에서 또 다시 희귀 중독사고가 발생해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주석중독사고는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제대로 된 치료방안이나 안전대책이 전무하고 멀쩡하던 한 40대 가장이 신경장애라는 큰 피해를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할 행정기관과 업체는 안일한 태도만 보이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중독사고를 이미 5개월전에 접하고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에도 나서지 않고 방치하는 등 이를 묵인해 온 울산지방노동사무소의 태도는 엄연한 직무유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노동사무소는 의학적으로 판명 난 주석중독 자체를 신뢰하지 못해 재 검진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보여 문제에 대한 도피책 마련에만 급급하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사무소가 사고를 유발한 해당업체의 입장에서만 조사를 진행해 주석중독이라는 중요한 산업재해의 대책 마련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비난여론마저 일고 있다.
또한 중독사고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유기주석의 유해성과 위험성을 지금이라도 인식하고 근로자들의 안전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할 업체는 “유기화학물이 위험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을 보이며 작업자의 과실에만 무게를 두고 있다.
주석중독 사고가 세간에 알려진 뒤 S산업 한 근로자는 “이곳에서 근무하다가 자식을 낳으려면 6개월 정도는 회사를 휴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평소 근로자들이 공장에서 발생하는 유독 물질의 유해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노동사무소나 관련업체는 이제부터라도 국내 피해사례가 없었고 피해자에 대한 산업사고 대상 여부를 따지는 등 편협한 변명이나 해명에 앞서 주석중독사고의 근본원인과 예방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2006-02-08 1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