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업병인정투쟁에서 산재보험개혁입법까지

작년 8월25일, 단병호의원등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10인의 발의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혁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비록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민주노동당의 산재보험법 개정안 제출은 큰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이 개정안이 20여년 간의 산재노동자들의 투쟁을 배경으로 하면서 그 투쟁 과정에서 형성된 노동자의 요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산재보험 개혁입법안」발의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운동은 사안별 투쟁을 넘어 노동자의 제도적 대안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노동자건강권투쟁의 시작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민주노조가 건설되고 사업장 단위의 경제투쟁이 확산되면서 폭발하기 시작한 노동자의 권리의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성장위주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손상된 노동자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대공장을 중심으로 작업현장을 좀더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고 직업병환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나아간 것이다.
산재보상과 관련한 초기 투쟁은 보상수준의 향상, 적용대상 확대, 직업병 인정투쟁이 중심이었다. 수은, 크롬 등의 중금속 중독,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같은 유기용제 중독 등 그동안 묻혀 있던 끔찍한 후진국형 산재실태가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는 충격을 받았고 이들은 법적 보상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뇌심혈관계 질환(일명 ‘과로사’), 경견완장애, 근골격계질환 등이 보상받기에 이르렀다. 개별․사업장별 직업병 인정투쟁은 점차 법개정투쟁으로 나아갔고 재활과 예방에 대한 요구로 발전하였다.
한편, 87년 이후 지불능력이 큰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복지는 크게 확대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휴업급여, 장애급여 등에 대한 부가급여이다. 산재보상에 있어 이러한 기업복지의 확대는 부족한 공적보험의 한계를 보충해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노동자 내부 격차의 확대와 공적보험 개혁의 동기 감소의 결과도 가져왔다.
그간 노동자의 투쟁의 결과 제도적으로 산재 적용범위와 대상은 확대되었으나 현실이 반드시 개선된 것은 아니다. 산업구조와 고용형태의 변화 속에 과거 안전보건의 사각지대 외에 새롭게 발생하는 사각지대까지 더해져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틈만 나면 제기되는 산재보험 민영화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 자본과 시장주의 관료들은 산재보험의 신자유의적 재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러한 때 노동자건강권운동, 특히 업무상재해에 대한 치료권과 관련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어떠해야할 것인가? 답은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전면적 개편안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투쟁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산재보험 개혁입법안」은 준비되었다.

2.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을 발의하기 까지

민주노동당의 여타 입법이 그러했듯 산재보험법 개정안 준비과정도 철저하게 노동, 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진출한 2004년 6월 이후 일관되게 고수해온 ‘거대한 소수 전략’의 일환이다. 즉, 300명의 국회의원 중 10명1) 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원내 뿐 아니라 원외에서 진보세력들을 조직하고 원외의 대중투쟁을 통해 국회를 압박하는 거대한 소수의 힘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각 부문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한국사회 변화의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는 노동․시민․사회운동의 투쟁의 성과를 정치적으로 엄호하고 민중의 정치적 힘으로 수렴해가는 역할을 민주노동당이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비정규직관련법 개악안」을 막아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비정규직 남용 규제를 위해 민주노동당이 노동․시민․사회운동과 함께 「비정규직권리보장법안」을 중심으로 투쟁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 예이다.
노동자의 건강할 권리, 치료받을 권리도 이런 과정 없이는 얻어낼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산재보험개혁입법안」도 민주노동당의 힘만으로는 국회 내에서 나머지 290명의 보수정당 국회의원의 벽을 절대 넘을 수 없다. 따라서 현질서의 근본적 개조를 추구하는 민주노동당의 의정활동, 민주노동당의 모든 활동은 현장에 뿌리박고 있는 운동세력과 굳건한 연대에 기반해야 하고 그것은 법안 발의, 법안 준비과정에서부터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다.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을 준비하는 과정은 2004년 말부터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산재보험 개정 내용과 필요성은 그간 20여년간의 산재추방운동 속에서 이미 준비되어 온 것이었다.
2004년 말부터 2005년 초반까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은 산재보험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공유하며 모였다. 이미 노동건강연대는 2001년 이후 ‘선보장․후평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재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고 민주노총등과 ‘산재보험제도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산재보험제도개혁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민주노총도 상층 중심이긴 하였으나 산재보상과 관련한 사업이 이제는 제도개선까지 확장되어야함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장기적으로 조합원 교육, 현안대응을 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하고 독자적 법안발의권을 가지게 되는 변화와 만나면서 「산재보험개혁입법안」발의로 이어지게 되었다. 약 6개월간의 준비과정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2005년 8월25일「산재보험개혁입법안」이 발의되었다.

3.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의 주요내용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함)의 개혁 필요성은 산재보험법이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를 보호하는데 부족하거나 오히려 장애로 작용하는 점이 있다는데 있다.
현재 산재를 당한 노동자가 산재보험을 적용받으려면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청구하여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산재노동자는 상병을 치료하는 데 온 신경을 써야 할 시기에 자신의 상병이 업무와 관련 있음을 입증하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입증이 완료되어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고 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로 승인을 받기 이전에는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 재해로 승인을 받은 노동자도 요양 중 적절한 재활치료 및 재활서비스를 받지 못해 요양 종료 후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극도로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보험기금의 수지를 관리하는 공단이 업무상 재해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어 산재노동자로서는 공단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노동당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은 △업무상 재해 인정 방식의 전환 및 평가 기관의 독립성 확보 △선보장 후평가 △재활급여 신설 등을 주내용으로, 현행 산재보험법 중 7개 조항에 대한 개정, 19개 조항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의 주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험급여의 종류에 재활급여를 새로이 추가하였고, 재활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당하여 요양 중이거나 요양종료 후 재활이 필요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도록 하였다(안 제38조제1항제3호의3 신설 및 제42조의4 신설). 재활급여의 종류는 직업재활, 사회재활, 심리재활로 하였고 그 구체적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현재 장해급여를 받는 노동자들 중 직업에 복귀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약 55% 정도에 불과하고(표1.) 그나마 재해 전의 원직에 복귀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약 40%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활급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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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요양기관을 법정화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산재노동자의 치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안 제40조제1항 및 제40조의3 신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우리나라 유수의 대병원들이 모두 산재지정의료기관에서 제외되어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산재미인식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의사에게 산재 판단 의무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산재보험에 대해서도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요양기관을 법정화해야 한다고 보았다.

셋째, 요양기관에서 노동자를 진료한 의사 등으로 하여금 ‘산업재해분류기준표’에 따라 노동자의 상병이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였고, 요양기관이 노동자의 확인을 받아 요양급여신청서를 공단에 제출한 때에는 근로자가 직접 공단에 제출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하였다.
재해 노동자들 가운데는 자신이 당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인 사실을 모르거나 그것을 아는 경우에도 그 절차를 잘 모르거나 사용자의 직간접적인 압력으로 공단에 요양신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그런 자들이 대부분 중소영세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환자가 자신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인지 여부를 문의하지 않더라도 의사가 산재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였고, 업무상 재해의 인정 범위를 대폭 확장하여 산업재해분류기준표상 업무와 무관한 질병이 아닌 이상 일단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취급하도록 하였으며, 의사가 공단에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면 근로자가 요양급여신청서를 다시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다. 미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의 경우 의사에게 산재 신고의무가 부과되어 있는데, 그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방식이 충분히 실현가능하고 의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넷째, 요양기관이 노동자의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한 경우에는 근로자에 대하여 우선 요양급여를 실시하도록 하였다(안 제40조의5 신설). 현재 노동자가 당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여지가 많은 경우에도 공단의 승인이 있기 전까지는 산재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다. 그런데 초기 치료비가 많이 드는 1주일 사이에 산재가 승인되는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훨씬 적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산재를 당한 노동자는 처음부터 치료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산재로 요양을 받은 환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산재승인 전까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답한 노동자의 숫자가 절반에 이른 것은 이런 문제점을 잘 드러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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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제도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노동자가 산재임을 주장한다고 하여 바로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요양기관이 산재로 판단한 경우에만 이런 혜택을 주기 때문에 남용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없고, 모든 보험급여를 처음부터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에 관한 요양급여만 보장하고 그 중 일부는 나중에 건강보험을 통해 구상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재정부담액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사고발생 시점부터 조사결과 통보 시까지 한시적으로 보험급여가 지급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진료비 대부사업 및 공제사업을 통해 사실상 치료비가 우선 보장되고 있다. 산재왕국이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산재노동자들이 사후적인 치료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이 제도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업무상재해 여부의 판단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평가원을 설립하도록 하였다. 재해노동자나 요양기관으로부터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받은 공단은 7일 이내에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평가원에 그 결정을 요청하여야 하고 그 요청을 받은 심사평가원은 20일 이내에 결정을 하여야 하며 공단은 그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하였다. 심사평가원이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존에 공단이 하듯이 ‘업무수행성’과 ‘업무기인성’이라는 규범적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고 대신 산업재해분류기준표상의 점검 사항에 부합되게 판단하였는지 만을 기준으로 삼도록 하여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업무와 완전히 무관한 질병이 아닌 한 산재로 인정하는 것이 근로자 보호 및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성격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판단 권한을 공단이 아닌 심사평가원에 부여한 것은 보험기금을 관리하는 공단이 그 보험 수혜자를 임의로 선택하게 하는 것은 공정성 시비를 낳는 등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단은 재활 관리 등 적극적 서비스 기관으로서 위상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현재 공단이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요양급여비용의 심사, 요양급여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 등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하는 기구가 있을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다.

여섯째, 산재법 제105조의4의 규정에 따라 임의로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사업주를 제외한 보험가입자는 심사와 재심사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안 제88조제1항, 제90조제1항). 현재 공단이 업무상재해로 승인한 사건에 대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심사나 재심사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법원이 사업주가 공단을 상대로 요양승인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을 근거로 사업주의 이의신청을 인정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광범위하게 인정될 경우 산재노동자는 산재신청을 할 당시부터 사업주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고 요양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다시 이의절차에 개입하여 방어해야 하는 등 안정된 가운데 요양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주가 공단에 이의신청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문으로 규정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4. 향후 과제

현행 산재보험법은 산업구조와 고용관계의 변화, 업무상재해 발생유형의 변화, 우리사회 인권의식의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그 방향은 민주노동당의 「산재보험개혁입법안」으로 이미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정부는 산재보험 40주년을 맞아 대대적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성격을 후퇴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의 절반도 포괄하지 못하고, 노동자 중에서도 소규모 건설노동자, 농업 종사자, 특수고용노동자 등은 배제된 산재보험의 근본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재보험의 대상과 폭은 아직 확대되어야 함에도 정부는 ‘기금안정’과 ‘노동자의 도덕적 해이’를 이야기하면서 산재보험의 폭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려 하고 있다. 이것이 정부의 ‘산재보험제도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내용이며, 정부는 이 연구결과를 2006년 2월 경 발표한 후 정부입법으로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을 축소시키려는 정부와 산재보험을 확대하자는 민주노동당의 한판 충돌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지난 11월 정기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노동당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을 제안 설명하였다. 이후 이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내에서 특별한 토론 없이 현재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정부 법안이 제출된 후, 4월 이후의 국회에서 병합 심리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현실문제에 대해 다른 가치관이 대립한다는 점에서 비정규법안 경우와 비슷한 점이 많다. 우리는 이런 싸움이 얼마나 치열하고 장기적이며 따라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지 이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미 제출한 산재보험법 개정안의 사회적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을 설득할 수 있는 여론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근골격계환자등 직업병 환자의 장기요양 문제’, 즉 ‘도덕적 해이론’에 대한 대응논리는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현재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심각성을 제시하는 것이 민주노동당 「산재보험개혁입법안」의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이데올로기, 정책적 준비와 함께 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적 준비태세의 강화이다. 짧게는 2006년 한해, 길게는 2~3년의 기간동안 산재보험개혁을 둘러싼 역관계를 예상하면서 활동계획을 세워서 대응해나가야 한다. 어차피 산재보험개혁을 둘러싼 대립은 단시일 내에 종결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금처럼 산재보험의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제도화는 지배세력의 의도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6년 한해의 활동은 ‘턱없이 부족한 산재보험’의 문제를 의제화 하는데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는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당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민주노동당은 정치영역에서 확보하고 있는 공간과 발언력을 최대한 활용해 산재노동자의 고통과 국가의 무책임을 부각해나가야 한다. 노동현장의 심각한 현실을 최대한 국회 안으로 가져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노동조합은 조합원 교육 등을 통해 「산재보험개혁입법안」으로 요구를 모아내고, 이 문제가 조직의 주요한 과제가 될 수 있도록 내부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산재보험공투위’를 재정비하여 올해 산재보험법안을 둘러싼 투쟁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1) 조승수 의원의 의원직이 상실된 현재는 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