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통한 재활은 금전적 보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서, 개인과 사회의 건전한 유지에 무엇보다도 필요하다.오늘날 사회관계의 상당부분은 ‘일자리’ 및 일과 관련된 관계를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산재장애인 개인의 자존감과 만족을 위해서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산재장애인이 직업재활을 통해서 자립할 수 있게 된다면 장기적인 사회의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직업재활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요양기간은 장기화하고, 요양 후 원직복귀율은 낮으며, 직업재활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아직 미비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요양기간의 장기화 및 이에 따른 재정손실은 현재에도 물론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직업병 인정범위가 더욱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직업병의 경우 일반 재해에 비해서 치료 종결이 더 오래 걸리고, 완치와 그렇지 않은 상태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요양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욱이 병원 요양기간 동안에 한해서 소득보전적 성격의 현금급여인 휴업급여가 지급되는 우리나라의 구조 속에서는 요양기간을 장기화할 제도적 유인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속에서 직업병 인정범위의 확대는 곧 장기요양 환자의 증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얼마 안가서 보험의 과중한 비용부담 및 산재환자의 도덕적 해이 등의 사회문제로 변화할 개연성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병 인정범위의 확대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에는 변함이 없다.
장기요양 및 부실한 직업재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산재환자들이 장기요양을 할 유인은 줄이고, 직업재활을 할 가능성은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바람직한 제도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 사회정책은 진공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정책 및 제도설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의 경험을 알고, 그 속에서 교훈과 시사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의 경우 어떤 제도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산재환자의 장기요양 유인을 감소시키고, 직업재활을 돕고 있으며, 그 성과는 어떤가? 그 국가에서 그러한 제도와 정책이 발전한 이유는 무엇이었으며, 우리나라에 얼마나 적용가능한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답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재근로자 직업재활제도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우선 OECD국가의 (산재)장애인 재활체계를 통해 전세계적인 동향과 추세를 개괄적으로 살펴보았고, 다음은 일본, 독일, 프랑스의 산재보험 재활체계와 각 제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으며, 마지막에 그간의 연구내용을 토대로 한국 산재근로자 직업재활정책 설계와 관련한 시사점에 대해서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