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붕수리회사 사장, ‘산재 살인’으로 기소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영국의 이스트서섹스 지방의 한 지붕수리회사 사장이 20세 노동자의 산재사망으로 인해 살인죄로 기소됐다. 숨진 지붕수리 노동자 다렌 후프씨는 2005년 11월29일 20피트 높이의 공장지붕에서 수리작업을 하다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다음날 사망했다. 서섹스 경찰과 영국정부 안전보건청은 공동조사에 착수했다.
2년6개월이 넘는 경찰조사 결과 지붕수리회사 사업주 콜린 쿠퍼씨는 영국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어겼으며, 후프씨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1일 쿠퍼 사장을 기소했다. 서섹스 경찰국 콜린 다울 조사관은 “매우 비극적인 사건으로, 경찰은 법원으로 이 사건이 넘어가기 전에 최대한 안전보건청과 협력해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영국 안전보건청은 이번 사례가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보건청의 데이브 로서리 선임조사관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사업주들은 심각한 범죄행위로 처벌받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대대적인 안전보건 캠페인
싱가포르 사업장안전보건위원회(WSHCouncil)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28일까지 한 달 간 전국적인 안전보건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싱가포르 인력부(MOM)를 비롯해 59개 관계기관과 사업장이 참여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기간 동안 각종 세미나와 로드쇼, 지역 콘퍼런스 및 연례 건설안전 캠페인 등 60개 행사를 실시한다. 지난 3월1일 개정된 안전보건법(WSH Act)에 따라 새로 포함된 산업분야에 관한 안전보건 세미나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싱가포르 사업장안전보건위원회는 지난달 1일 사업장안전보건 자문위원회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건설ㆍ제조ㆍ정유화학 및 물류 등 주요 산업분야가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10만명당 4.9명인 산재사망률을 2015년에는 2.5명으로 감소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암에 대한 노조의 반격
영국에서 반도체공장 노동자의 암 발생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업체들은 “암 발병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없는 만큼 조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을 밝혀 영국노총 유나이트(UNITE)가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노총은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에 대해 모른 체 하는 기업주들의 반응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반도체산업에 대한 영국안전보건청의 시험조사 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영국노총은 컴퓨터와 반도체산업의 암에 대한 전국적 조사를 요구해 왔다. 피터 스킷 영국노총 안전보건담당자는 “반도체산업 기업주의 발상은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며 “명백한 증거가 없으니까 조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6년 10월, 미국의 컴퓨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암에 걸리거나 그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환경보건저널에 실렸는데, 컴퓨터ㆍ반도체산업에서 5년 이상 일한 경험이 있는 노동자 중 69년부터 2001년까지 사망한 3만1천9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연구결과 전자산업에서 종사하는 남성과 여성 노동자 모두에게서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IBM을 상대로 한 직업병 보상투쟁이 쟁점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AMD를 상대로 한 소송도 접수됐다. AMD에 근무했던 한 노동자가 기형아를 출산한 이후 유해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AMD측은 “우리는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에 대해 신경을 매우 많이 쓰고 있다”며 “반도체산업에 대한 각종 안전보건조사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작업환경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나코, 공장화재로 55명 사망
지난달 26일 오전 모나코의 카사블랑카에 있는 한 매트리스 제조회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2명이 부상당했다고 모나코 정부가 밝혔다. 탈출한 노동자에 따르면 대다수 사망자들은 3층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이곳에는 여성노동자들이 재봉업무를 하는 부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