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인간다운 삶 쟁취! 대구경북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 승리!
대구경북지역건설노동조합은 6월 1일부터 80여개의 현장을 멈추며 파업에 돌입하였다. 지난 5월 26일 전문건설업체와의 3차 교섭이 결렬된 이후, 노동부의 ‘불법파업’ 운운하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1천5백여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스스로 하루일당을 포기한 채 자신들의 노동3권을 위하여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대구의 건설노동자들이 내건 ‘생활요금 보장’,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인상’, ‘일당의 현실화’는 총파업 요구치곤 소박하지만 절박한 것이다. 그동안 기나긴 시간을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포기하고 살아왔던 삶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인간선언이다. ‘건설노동자도 인간이다’는 정치선언이 몇 일이 될지 모르는 일당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총파업 투쟁결의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파업하고 있는 노동자(평균 연령 46.7세, 부양가족 3.7인)의 월 평균 수입은 157만원에 불과하다. 양대노총이 발표한 표준생계비의 1/3 수준이니 총파업을 불사하는 요구의 절박함을 누군들 부인할 수 있겠는가.
건설노동자들은 목숨을 건 하루벌이에 내몰려 왔다. 여전히 건설현장에서는 일년에 약 800여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다. 이는 전체산업에서 1년 산재사망자 2천4백명의 1/3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인구대비로 볼 때 한국의 건설재해사망률은 영국의 11배, 일본의 3배에 달한다.
이는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이윤과 바꾸는 원청회사 때문이다. 원청회사는 불법다단계하도급을 통하여 사용자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 원청회사는 전문건설업체에 도급을 주고 업체는 작업팀장을 시공참여자라는 바지사장으로 만들어놓고 그 뒤에 숨어 이윤만 갈취하고 있다. 자신의 책임인 임금체불과 근로조건 개선, 산재문제를 모두 시공참여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자신과 똑같이 일당벌이도 못하는 작업팀장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처지라 몸이 아프고 개인적인 일이 있어도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안전용품 지급마저 작업팀장에게 책임지라고 하는 “시공참여계약서”는 노동자의 최소한 기본 권리마저 박탈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서 피맺힌 절규를 하고 있는 것은 죽음과 절망의 벼랑 끝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절망의 끝에서 총파업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대구에서 시작된 이 불씨는 전국의 토목건축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180만명의 비정규 건설노동자에게 희망의 불씨로 번져나갈 것이다. 그 희망은 먹고 살만큼 돈벌기, 다치면 치료받기, 지치면 쉬기 등의 아주 소박한 일상의 요구와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절박한 요구를 담고 있다. 이 땅의 건설현장과 건설노동자들이 건강과 생명 자체를 도외시하고 죽음을 양산하는 사각지대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을 물론이고, 인간답게 살아 가야할 권리를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경찰은 즉각 탄압과 파업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안을 수용하라. 건설노동자들은 비록 자본과 경찰의 탄압이 거세지만 거침없이 투쟁의 한길에서 흔들리지 않고 승리할 것이다. 우리 노동안전보건단체들도 건설노동자의 기본권 쟁취투쟁의 과정에 굳건한 연대의 의지로 함께 할 것이다.
2006년 6월 10일
건강한 노동세상 / 광주 노동보건연대 / 노동건강연대 /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 산업보건연구회 / 산업재해 노동자 협의회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 충청지역 노동건강협의회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