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재가진폐환자 만성질환.생활고 심각”

한림대 의대 주영수 교수팀 “사회안전망 마련 시급”

재가 진폐환자들 중 상당수가 만성질환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가 진폐환자란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는 비입원 진폐환자들로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적으로 1만3천8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3일 한림대 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 교수팀이 지난 5월부터 2개월간 강원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재가 진폐환자 1천253명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환자가 만성질환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질환유병률을 보면 치과질환 59%, 만성폐쇄성폐질환 56%, 근골격계질환 56%, 고혈압 42%, 소화기질환 26%, 당뇨병 20%, 심장질환 13%, 간질환 12%, 피부질환 11% 등으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조사대상자 중 40%만 현재 질병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평균 1명 이상의 동거가족이 있지만 월평균수입은 58만6천원밖에 되지 않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 대부분(85%) ‘생계보조비 지원’을 꼽았다.

주 교수는 “정부가 2001년 9월 재가 진폐환자의 생계비 지원을 포함하는 ‘진폐환자 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지만 거의 이행되지 않았다”며 “육체·정신적 고통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24일 오후 2시 인권위 배움터에서 노동건강연대와 천주교노동사목 주최로 열리는 ‘진폐요양제’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진폐재해자협회는 23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노동부가 추진하는 ‘진폐의 예방과 진폐 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히려 지원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난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