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멘트社 `석면피해 지원재단’ 설립>

[연합뉴스 2006-10-0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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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단체 “액수 적고 보상규정 까다롭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스위스 시멘트 업체인 에테르니트가 최근 석면(石綿)과 연관된 병으로 고통을 겪는 전직 근로자 및 그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125만 스위스프랑(9억5천만원)을 내서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이 시멘트 업체의 니더우르넨 공장 및 페예른 공장에서 일하고 있거나, 과거에 일했던 석면 피해 근로자들에게 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피해 근로자의 유가족에게도 보상을 하게 된다고 스위스 언론이 8일 전했다.

또 석면 관련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거주환경과 이 두 공장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 경우도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피해자가 현재 어디에 거주하고 있든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지원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

신설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은 안데르스 홀테 에테르니트 회장은 지금까지 석면 관련 병으로 전직 근로자 70명이 숨졌다고 밝힌 뒤 최근 몇십년간 회사는 “그때 그때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 올바르게 행동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석면피해자연합’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에테르니트가 내놓은 돈이 실제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뿐아니라, 지나치게 엄격한 지원 규정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단체의 마시모 알리오타 법률자문위원은 “그 액수는 모든 피해보상 청구를 만족시키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한 뒤 “재단의 정관에는 엄격하게 규정된 경우에 한해 보상하도록 돼있는데 `엄격하게 규정된’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느냐”고 회사의 의도에 의혹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 재단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에테르니트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립됐다 “면서 “그 것은 그런 상황에 대한 대응임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얼마전 이 시멘트 업체는 어린시절 니더우르넨 공장 근처에서 살았고 석면 관련 병 말기환자인 53세의 초등학교 교사 마르켈 얀씨에게 4만 스위스프랑(3천만원)을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얀씨는 “금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내가 일찍 죽음으로써 내 가족이 입을 피해는 150만 스위스프랑 정도 된다”면서 피해 보상금인 4만 스위스프랑은 `체면치레용’일 뿐이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석면은 내화성과 비전도성을 가진 재료로 `죽음의 먼지’로 불리며, 흡입시 석면의 섬유질이 폐를 손상시켜 호흡 곤란을 야기시키기도 하며, 암 발병률을 높이고 경우에 따라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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