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호 그 후
국제민주연대, 민주노총, 좋은기업센터, 서울공익법센터 APIL,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등이 조사단을 꾸려 지난 2월 9일부터 5일간 방글라데시 치타공 현지를 방문했다. 이들이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제출한 보고서1)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투쟁이 대규모로 확산되고 폭력적으로 진행된 이유는 단순히 임금에 대한 불만 때문만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새로 적용된 임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산발적인 조업 중단을 실시하는 등 소극적인 파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영원무역의 관리자가 5명의 노동자를 불러 데리고 나간 뒤 이들 중 3명이 손목과 발목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채로 사무실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동료들이 다치고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노동자들의 투쟁은 격렬해질 수밖에 없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3명을 포함한 5명의 노동자 모두 그 후 실종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의 3월 20일자 기사2)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수출가공지역의 의장인 샤히둘 이슬람, 치타공 수출가공지역 관리청의 압둘 라시드 청장, 치타공 경찰서장인 모하메드 사나울라 등은 인터뷰를 통해 영원그룹의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실종되었다는 것은 루머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들은 조사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실종 및 상해에 대한 어떤 보고도 받은 바 없었고 증인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건너간 진상조사단은 노동자 폭행 현장의 증인을 만났고 5명의 실종을 확인했지만, 현지의 책임자들은 상해와 관련한 증인도 실종자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모순된 상황에서 과연 당국에 의한 조사가 중립적이고 엄격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하루 빨리 실종자들의 상태가 확인되고, 폭행과 관련된 영원무역의 책임여부에 관한 진실도 가려져야 할 것이다.
§ 81호 그 후
올해 2월, 공화당 소속의 위스콘신 주지사가 재정위기를 이유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단체협약권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면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81호가 발간된 후인 3월 10일,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위스콘신 주 상원은 53 대 42로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고, 주지사가 여기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자 18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와 시민들이 이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고, 공개회의법 위반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여 일단 판결까지 임시집행정지 명령을 이끌어냈다.
마침내 5월 26일, 위스콘신 순회 법원은 법안 의결 당시 이를 공공에 충분히 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의회가 주의 공개회의 법을 위반했다며, 의결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위스콘신 대법원은 이 사례를 두고 다음 달에 청문회를 열기로 했고,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전열을 가다듬어 재시도를 할 것이다. 이후의 결과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투쟁과 시민적 연대에 따라 달린 셈이다. 현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3명에 대한 주민소환이 확정된 상태고, 추가로 3명이 더 소환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위스콘신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방식의 의회투쟁과 거리시위, 시민적 연대의 모습들은 한국의 노동-사회 진영에도 좋은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스콘신과 관련된 최신 소식을 한글로 접하려면 “위스콘신 노동권 수호 투쟁 관련” 트위터 게시판 http://chirpstory.com/li/792 참조하면 된다.
1) 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한겨레21 “우리는 피 흘리는 동료를 보았다” (2011.04.01 제854호)에 기사화되어 있으며, 영어로 작성되어 인권단체 등에 배포된 보고서(Report of Fact Finding Mission on Demonstration of workers of Youngone Trading in Chittagong) 내용은 Asian Human Rights Commission 홈페이지 [http://www.humanrights.asia/news/forwarded-news/AHRC-FST-011-2011]에서 볼 수 있다.
2) http://www.thedailystar.net/newDesign/news-details.php?nid=178402 (2011년, 3월 20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