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피해자 모임 만든다…손배 첫 승소 영향
부산환경운동연합, 28일 ㅈ화학 퇴사자-인근 주민 등 20여명 참석 예정
윤성효 (cjnews)
석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결성해 법적 투쟁 등에 나선다.
부산환경연합은 오는 28일 오전 사무실에서 석면 피해자들이 모임을 연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석면 원단을 만드는 부산 소재 ㅈ화학에 다녔던 사람과 공장 인근 주민 등 총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환경연합 관계자는 “ㅈ화학에 다니다가 지금은 울산에 살고 있는 6명과 부산에 살고 있는 2명도 참석할 예정이다”면서 “참석 예정자 중에는 현재 몸이 아파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사망했더라도 유가족들이 의료기록 등을 살펴보고 의사한테 자문을 구해보니 석면과 관련이 있다는 소견이 있는데, 그런 유가족들도 참석할 예정”이라며 “석면 피해자들이 모임을 결성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28일 모임 때 기구를 만들 수도 있고, 늦어도 내년 1월경까지는 구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1976년 2월부터 2년간 ㅈ화학 방적부에 다녔다가 2004년 7월 석면 노출에 의한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06년 10월 사망한 원아무개(사망 당시 46세·여)의 유가족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로 이끈 변호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지방법원 민사52단독(판사 김세종)은 지난 4일 원씨 유가족이 낸 소송사건에 대해 “회사는 석면관련 전문회사로서 석면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근로자들에게 석면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보호복과 보호마스크, 장갑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석면먼지나 가루가 완전히 환기될 수 있는 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던 점이 인정된다”며 “ㅈ화학은 1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부산광역시와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부터 ‘석면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까지 부산시에는 10여건, 환경운동연합에는 60여건이 접수되어 있다.
부산 연산동에서 1992년까지 24년 동안 국내 최대 규모의 석면방적공장이 가동되었던 ㅈ화학으로부터 2㎞ 이내에 살던 주민 11명이 ‘악성중피종’에 걸려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환경단체는 밝혔다.
중피종은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다음 평균 20년이 넘는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는 석면 관련 대표적 질병이다. 부산에는 ㄷ산업(덕포동), ㅁ광섬(삼락동), ㅅ화학(남산동), ㅎ석면(하단동), ㅌ가파씰(송정동) 등이 가동되었거나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
2007.12.26 11:21 ⓒ 2007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