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돌연사, ‘부실한 조사, 성급한 결론’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이 작업환경과 관련이 없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중간발표가 오히려 사망원인 규명 작업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한국타이어 유족대책위원회 자문의사단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참여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 직원 돌연사에 대한 정부의 역학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발표로 인해 마치 노동자 사망 원인이 공장의 작업요인과 관련 없다는 결론이 난 것처럼 사회 여론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은 “회사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된 역학조사 결과는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한계가 많은 이번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들 단체는 이번 역학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단국대 의대 노상철 교수는 “역학조사 기간이 워낙 짧아 집단적 데이터만 이용했는데도 사망률이 일반 인구집단의 5.6배라는 것은 기록적인 것”이라며 “건강이 어느 정도 보장된 현직 직원뿐 아니라 건강 문제로 퇴직한 사람들의 사례가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과소 평가된 수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또 “이번 역학조사에서 일부 발암물질에 대한 측정도 이뤄졌으나 발암환경에 대한 조사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노동자가 발암물질에 노출돼도 실제 암이 발병하려면 10년 내지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한데 작업장 내에서 사용하는 위험성 있는 물질에 대해 엄정한 조사 분석이 뒤따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심장질환뿐 아니라 발암 위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