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 근골격계질환 대비 대책 마련 박차 ‘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산업계가 근골격계질환자들의 요양으로 발생한 결원을 충원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는 한편, 근골격계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전담할 종합검진센터를 설립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근골격계질환 판정을 받아 요양을 신청한 휴업자들이 속출함에 따라 부족 인원을 채우기 위해 300명을 신규 정규직으로 뽑기로 하고 현재 전형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특히 전체 채용인원 중 40%는 사내 하청근로자(비정규직) 중 희망자를 받아 선발하고 나머지 60%는 그동안 누적된 서류접수자 중 채용키로 했다.
현대차는 사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지난 4-15일 접수 신청을 마감하는 등 이미 전체 선발 인원 중 140명에 대해서 채용을 확정했으며,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도 다음달 중순께 선발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방침은 노사 대표 8명씩으로 구성된 ‘사내 근골격계질환 예방 관리위원회’가 지난 6월 17일 합의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근골격계질환에 따른 결원 충원 차원의 대규모 신규 인력 채용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근골격계질환에 따른 신규 인력 채용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업장내에 부속의원, 의무실, 건강증진실, 물리치료실 등에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30여명을 상주시켜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1일 500여명의 환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연내 300평 규모의 종합검진센터를 건립함으로써 근골격계질환의 검진에서부터 예방과 치료까지 완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거제조선소에 약 700평부지에 안전체험관을 건립하고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이론교육과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 연습장도 마련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도 지난 8월 사원대표위원회와의 협상을 통해 근골격계 예방.재활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산업계의 이 같은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종합대책마련은 최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체에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인해 목, 어깨, 팔 부위가 저리고 아프거나 마비되는 등의 증상으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은 근로자가 1190명, 요통으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은 근로자는 379명 등 전체 근골격계질환자는 156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6명에 비해 79.1%나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근골격계질환은 근로자 1인당 과다한 근로강도에서 기인한다”며 “회사측의 이번 조치는 고용안정도를 높이는 동시에 산재의 근본해결책에 한걸음 더 접근했다는 점에서 전향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도 “현대차 노사는 인간공학적 생산현장 조사를 토대로 현장 설비 개선 등 근골격계질환 예방 프로그램을 2004년까지 설계하고, 2005년까지 정착시키는 등 종합적인 근골격계질환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근골격계질환에 따른 휴업자와 신규 채용자에 대한 인건비, 각종 예방프로그램 마련 등으로 사측이 부담해야할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