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1위 알고 보니 말(馬)과의 전쟁
내일신문 2003/10/02
과천 경마장 마필관리사 , 떨어지고 채이고
지난달 29일 노동부가 박인상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산업재해율 부동의 1위 사업장은 전국조교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 곳은 2000년 전체 근로자 451명중 50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 재해율 11.09%를 기록한 이후 2001년 448명중 74명으로 16.52%, 2002년 456명중 67명으로 14.69%의 압도적으로 높은 재해율을 기록했다.
특이한 것은 조교사협회가 일반 사업장과는 색다른 일을 하는 곳으로 과천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마필관리사로 불리는 이들은 주로 말들의 식사부터 건강관리, 훈련 등을 시키는 일을 한다. 이러다 보니 훈련되지 않은 거친 야생마들의 경우 말에서 떨어지거나 발로 채이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전국마필관리사노조 윤세영 사무처장은 “3년여 전부터 훈련되지 않은 국산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많을 때는 하루에 12명까지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1470여 마리에 이르는 말들은 470여명이 관리하면서 평균 3마리를 책임지다보니 여러 가지 신경을 많이 쓰게되고, 자칫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사고 유형은 경주로(路)에서의 낙마와 말을 닦아주는 등의 과정에서 발로 채이거나
하는 사고가 절반씩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마사회와 정부의 특단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윤 사무처장은 “노동부 등에서 종합적인 안전점검에 기초해서 사업장 특성에 맞는 안전규정을 만들고 이를 확실히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사고가 단순히 말과의 싸움만이 아님을 강조했다.
윤 사무처장은 “말못하는 말들과의 관계라 쉽지가 않다”며 “89년이후 3명이 사고로 숨지고 100여명이 장애판정을 받았다”고 지적, 이들 마필관리사들이 또다른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