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노동자, 근골격계 요양 인정
현대중 하청 그라인더공으로 10년 근무…동종 업무 산재 신청 이어질 듯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가 신청한 근골격계 요양신청이 받아들여졌다. 25일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는 현대중공업 도급업체에서 파워그라인더(소지)공으로 10여년간 일해 온 하청노동자 조광한씨가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인 주관절외상과염으로 지난 3월13일 신청한 산재요양 신청을 승인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가 직업병을 인정받은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지던 근골격계 집단 요양 신청이 이후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에게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광한씨는 지난 89년 현대중공업 도급업체인 유진기업에 입사한 이래 지난해 10월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원호기업에 이르기까지 10여개 업체를 전전하며 소속만 바뀐 채 현대중공업에서 15년간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그라인드 작업에 의한 반복작업과 진동으로 팔목 안에 염증이 생겨 심한 통증을 앓아왔다. 조씨는 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자 지난 3월13일 초진을 받아 증세를 확인하고 산재요양 신청을 했다.

조씨의 산재신청을 담당한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의 현미향 사무국장은 “조씨의 경우 잔업까지 포함해 하루 10시간 이상을 휴식 없이 심한 기계 진동을 손목에 흡수하면서 일했기 때문에 손목과 팔꿈치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 국장은 또 “어렵고 힘든 공정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이 직업병이나 산재 위험에 훨씬 심하게 노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중대사고 이외에는 직업병으로 요양신청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같은 공정 소지공들의 직업병 관련 문의가 벌써부터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란 기자(eggs95@lab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