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직업병 21% 증가
노동부 ‘1·4분기 산재현황’…“노동강도 강화와 비정규직 증가 원인”

올해 들어 산업재해자 및 사망자는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업무상질병자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30일 발표한 ‘1·4분기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산업재해자 수는 2만6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8명(8.6%)이 줄었으며, 재해율은 0.2%로 0.03%p(13.0%) 감소했다. 또 사망자 수는 올해 6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명(11.8%)가 감소했고 사망만인율은 0.66으로 0.10p(13.2%)가 줄었다.

이와 관련, 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가 증가한 것에 대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산업재해 대책을 마련하고 각 지역별로 집중적인 단속을 벌인 것이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업무상질병자 수는 올해 2,1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93명에 비해 376명(21.0%)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상질병은 이른바 직업병으로 업무수행과정에서 유해물질을 취급하거나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업무로 질병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근골격계질환 등이 해당된다.

이같이 업무상질병이 증가한 것에 대해 노동강도 강화와 비정규직 증가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건강연대 상근활동가 전수경씨는 “직업병이 증가했다는 것은 노동강도 강화와 비정규직의 산재 노출과 무관할 수 없다”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직업병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작업환경 개선 등 획기적인 계기가 없는 상태에서 산업재해 발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최근의 살인적인 고용불안, 경기침체 등과 맞물린 산재은폐 영향일 수도 있다”며 “정부는 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윤정 기자

ⓒ매일노동뉴스 2004.05.31 01: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