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때문에 입원미루다 숨지면 산재

입력시각 2004-07-09 08:02

병원에서 입원 권유를 받았지만 일 때문에 입원을 미루다가 질병이 악화됐다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입원을 미룬 채 야간근무를 하다가 패혈증이 악화돼 심장마비로 숨진 전 모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사망 당시 전씨가 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12시간씩 맞교대로 일하는 동료에게 12시간을 더 근무하라고 부탁할 수 없어 입원을 미룬 채 다음날 외래 진료를 받기로 한 판단은 납득할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전씨가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입원했다면 패혈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회사 일 때문에 질병이 악화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철강회사 산소공장 정비팀 근로자인 전씨는 재작년 12월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간기능 저하, 패혈증 의심 등의 진단과 함께 입원권유를 받았지만 맞교대 근무때문에 회사에 출근했다가 의식을 잃었고 다음날 숨졌습니다.

이에따라 전씨의 부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지만 전씨가 통상 업무를 수행했을 뿐 과로한 것이 아니어서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듣자 소송을 냈습니다.

신호[sin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