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실효성 확보 시급
장향숙·정화원 의원 “건강보험 국민 만족도 크게 떨어져”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에 대한 가입자의 만족도가 크게 낮은데다 가입자의 수검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건강검진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은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집중 제기됐다.
장향숙 의원 “건강검진 일반검진에 비해 차별받아”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건강검진에 대한 가입자 만족도가 낮은 이유로 건강검진이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장 의원은 지난 4일 보건복지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건강검진 항목 중 흉부방사선(엑스레이) 촬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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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에 따르면 일반검사시 흉부방사선 촬영은 35cm×43cm 크기의 필름을 사용하는데, 건강검진에서는 명함 크기보다도 작은 7cm 필름을 사용하다가 지난해부터 10cm 필름으로 교체했다. 7cm 필름 판독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이 같은 크기의 필름은 몇몇 후진국에서 사용할 뿐 사용하는 국가가 거의 없다”며 “필름 가격을 아끼기 위한 허울뿐인 건강검진”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건강검진시 사용하는 필름가격은 2,800원 가량이나 일반검진시 사용하는 필름가격은 4,900원으로 2천원 가량 차이가 난다. 또 건강검진 필름 판독을 위해 2명 이상의 방사선 전문가가 복수판독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건강검진이 일반검진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화원 의원 “불신 높은 것은 사후관리 안되기 때문”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도 7일 건강보험공단 대상 국정감사에서 건강검진의 낮은 수검률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입자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47.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유질환’ 및 ‘이상 판정’을 받은 사람은 2002년 29만4,465명, 2003년 32만7,233명이나 2002년 54%, 2003년 62%가 검진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병원을 찾지 않는 등 전혀 ‘사후 관리’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이같이 수검율이 저조하고 미수진율이 높은 이유는 건강검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때문”이라며 “검진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형식적인 검사에만 그친다는 생각을 갖고 건강검진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가입자들의 건강검진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7월 실시한 건강검진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만족한다'(33.8%)는 응답보다는 ‘그저그렇다'(51%)거나 ‘불만'(14.8%)이라는 답변이 더 많았고, 그 이유로 “일반 의료기관의 종합검진에 비해 부실하다”고 꼽았다.
“건강검진 항목 현실화 등 제도개선 시급”
이에 따라 건강검진에 대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향숙 의원은 “건강보험제도는 진료비 지불만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나 현재 예방사업은 건강검진과 암검진 뿐”이라며 “예방사업을 다양화하고 건강검진을 실효성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화원 의원도 “현재 공단 대도시 지사의 경우 건강관리직은 1명만 있을 뿐 건강검진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공단은 건강검진 시스템을 보완해 가입자 지원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가입자(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건강검진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태상 민주노총 산안부장은 “사후관리 등 관리체계가 안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검진항목이 현실에 맞게 늘려야 하며 정부와 공단도 보험재정을 건강검진에 더 투자해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준 가천의대 교수(예방의학)는 “건강검진제도는 장기적으로 주치의 제도를 두어 평상시 초기검진이 제대로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는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한 관계자는 “장향숙 의원이 제기한 흉부방사선 필름의 경우 일반검진시 촬영 필름보다 비용이 절감되는 게 사실이나 현재의 10cm 크기는 판독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며 “현재 정부는 건강검진 보완의 필요성이 있어 검진문항을 개선하고 암검진시 본인부담액을 낮추는 등의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