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헥산 중독 치료대상 중국노동자는 왜 뺏나요?
△ 중국 여성 노동자 쉬안슈인(51·왼쪽)과 양차오쥐(40)는 노말헥산에 중독돼 3년 가까이 병마와 싸웠으나 완치하지 못한 채 4월8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안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경기도, 타이노동자 8명만 완치 지원키로
중국여성 2명 “너무 힘들다” 눈물의 귀국
경기도가 노말헥산에 중독돼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판정을 받은 타이 여성노동자 8명에 대해 완치될 때까지 생활비와 주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질병을 판정받은 중국 여성노동자 2명은 통원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로 마치지 못한 채 귀국하기로 해 가슴아픈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기도는 30일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타이 여성노동자 8명의 치료를 돕기 위해 1억1600여만원의 예산을 마련해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들이 병원에서 나와 통원치료를 시작하면 병원에서 가까운 곳에 33평 규모의 주택을 한 채 빌려 제공하기로 했다. 또 통원치료 기간에 이들 1인당 매달 31만원씩의 생계비와 매달 30만원의 주택 관리비를 6달 동안 우선 지원하고, 통원치료를 위한 차량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 21일 손학규 경기지사가 경기도 초청으로 안산 중앙병원을 방문한 타이 여성노동자들의 가족들을 만난 뒤 “환자들이 완치된 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안산 시화공단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에서 일하다가 타이 노동자들과 같은 노말헥산 중독 판정을 받고 치료받아온 중국 여성 노동자 쉬안슈인(51)과 양차오쥐(40) 2명은 치료를 마치지 못하고 오는 8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지난 2002년 5월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뒤 2003년 4월까지 안산 고대병원에 입원했으며, 퇴원 뒤 70만원 가량의 휴업급여를 타 생활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오는 4월2일 요양기간이 끝나도 요양 연장을 신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치료와 생활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년 동안 휴업급여를 받아 사글세(30만원)을 내고 나머지 돈으로 겨우겨우 생활해 왔다. 또 돈이 없어 휠체어를 사지 못한 채 불편한 몸으로 집에서 40분이 넘는 거리의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아왔다.
쉬안슈인은 “아직 몸이 성하지 않지만 이젠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중국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그동안 빚만 늘고 몸이 건강하지 않아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들을 보살펴온 박태순(47) 대열보일러 노조위원장은 “이들이 같은 처지의 타이 여성 노동자들이 언론이나 정부로부터 주목받고 여러 혜택을 누리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더욱 한국에 남아있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이들의 속내를 전했다.
경기도는 이들에 대해 “중국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다”며 “먼저 이들의 상황을 파악해 후속 조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원 안산/홍용덕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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