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자, 내몸은 내가 지킨다
규정 입환 운동 돌입
철도 운수노동자들이 ‘내 몸 지키기 운동’에 나섰다. 한해에도 30여명에 이르는 산재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철도노조는 “더이상 죽거나 다치면서 일하지 않겠다”면서 ‘규정 입환(사람의 힘이나 동력차를 이용하여 차량을 이동, 해방(분리) 또는 연결하는 작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소 15분 정도가 소요되던 입환 시간은 ‘단독입환 금지, 돌방 금지, 비승비강 금지’ 등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준수함에 따라 1시간 정도로 대폭 늘었다.
철도노조가 이처럼 ‘규정입환 운동’에 돌입한 까닭은 노동부가 다음달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에 관한 규칙’ 준수를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노조는 “노동부가 안전장구류 착용, 근무형태 등 철도 현장의 현실적 요건을 고려치 않은 채 규정 위반시 노동자에게 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철도공사가 충분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적절한 작업장비나 안전보호장구류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철도노동자 대부분은 규정대로 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어 철도공사쪽에서 지급한 안전모를 쓰고 입환 작업을 할 경우 오히려 시야를 가리게 돼 더 위험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 산하 17개 운수지부의 지부장들은 성명을 통해 “사쪽은 말로는 ‘안전과 규정을 지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인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온갖 탈법을 조장해 왔다”면서 “이때문에 새처럼 날아서 열차에 뛰어 타고 뛰어 내리는 비승비강은 기본이고, 단독작업은 수송원으로서의 능력을 보이는 지표가 된 지 오래”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비승비강, 단독작업 등을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산업안전보건법 및 단체협약 상 명시된 노동조건 마련 및 최소한의 규정준수를 위한 인력 충원 △불안전한 지시 및 작업조건 미비로 발생한 모든 사고 및 질병에 따른 불합리한 처우 중단 등을 철도공사쪽에 요구했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