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정만으로도 무상 암 치료 가능”

1조1천억원 드는데 보험흑자 1조3억원 남아…현애자 공개

올해부터 당장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완전 무상진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보건복지부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26일 보건복지부가 최근 작성한 ‘건강보험혁신 TF자문회의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고액중증 Target 상병군 및 부담경감 방안’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델파이 조사법’으로 전문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암’이 진료비 경감 1순위로 나타났으며, 혈우병과 심장기형, 주요 심장질환이 다음 순위를 이었다.

▲ 보건복지부가 최근 작성한 ‘건강보험혁신 TF자문회의 자료’.

이들 4대 중증질환 환자들의 부담금을 전액 면제하는 데는 모두 1조1,534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계했다. 델파이조사란 본인부담크기와 위급성, 치료 효과성, 국민 수용성, 비용 효과성, 해당상병 환자수 등 6개 기준에 기준별 가중치를 두어 42개 상병군을 판단하는 조사방법이다.

회의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1조3천억원의 건강보험 흑자분 가운데 직장가입자 보험료 정산분 5천억원을 제외한 최대 8천억원을 운영 가능한 재원으로 보고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건강보험 흑자범위 안에서 보장성 강화에 최대 1조5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미 약 7천억원의 사용처가 확정돼 급여 확대가 이미 시행중이다. 따라서 복지부는 ‘암’ 등 4대 증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최대 8천억원 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직장보험 가입자 보험료 정산분 5천억원의 사용처를 누락시킨 것.

하지만 8천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법정 본인부담금과 약, 검사비 등으로 한정했다. 복지부는 4대 질환의 본인부담금과 약, 검사비를 경감하는 데만 모두 7,600억원이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복지부는 실제 환자 부담금의 약 40%에 이르는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식대 등 3대 비급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애자 의원은 “복지부 조사대로 4개 질병군 환자부담액이 1조1,534억이므로 건강보험 흑자분 8천억원과 직장 보험료 정산분 5천억원을 합친 1억3천만원으로 충분히 무상진료가 가능하다”며 “무상의료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병원의 영리활동보장제도로 전락한 3대 비급여를 경감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3대 비급여를 포함해야 환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진료비 경감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상기 기자 westar@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