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직원이 가짜 환자 만들어 5억 꿀꺽

공단 통영지사…민주노총 “관리허술, 산재제도 개악으로 몰면 안돼”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가짜 산재환자를 만들어 5억여원의 산재보험금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져 민주노총이 규탄집회를 예정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전산조작을 통해 수억여원의 산재보험금을 빼돌린 혐의로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 직원 송아무개(34)씨를 구속했다.

보상담당인 송씨는 여동생의 남자친구 신아무개씨(32)가 대퇴경부 골절 등 산재환자인 것처럼 조작해 휴업·요양급여 명목으로 매달 수백만원을 타내는 수법으로 지난 2001년 7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5억6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빼돌린 돈을 개인 채무 변제와 유흥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사무감사가 서류중심으로 이뤄지는 점을 이용해 요양신청서, 입원확인서, 진단서 등 서류를 만들지 않고 전산자료만 허위 입력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단 관계자는 “일단 업무처리에 확인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전 지사에 보냈다”며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31일 총연맹 차원의 규탄 성명을 낼 예정이며, 경남본부 거제시협은 다음달 1일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은기 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은 “이번 사건은 공단쪽의 도덕적 해이와 노동자들의 산재보험금으로 쓰여질 재정이 관리부족으로 누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사건을 공단직원 몇명의 책임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특히 “산재보험재정 부족현상은 공단이 산재보험금을 제대로 징수하지 못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산재심사 재심사 청구권을 사용자쪽에 주는 등 산재제도 개악의 계기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