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환자 상대로 ‘밥장사’

병원마다 식사가격 천차만별

병원이 환자들을 상대로 ‘밥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어느 병원은 한 끼에 3,300원을 받고 어느 병원은 한 끼에 무려 8,500원을 받아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환자들이 먹는 밥의 원가는 실제 2,000~3,000원에 불과한 데도 병원은 2배가 훨씬 넘는 가격을 환자들에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별 식대 가격

병원명 일반식 가격
서대문시립병원 3,390원
국립의료원 5,160원
분당차병원 6,300원
을지병원 6,500원
공단일산병원 6,500원
한양대병원 7,100원
강북삼성병원 7,200원
여의도성모병원 7,300원
고대안암병원 7,400원
서울대병원 7,500원
신촌세브란스병원 7,900원

자료=건강세상네트워크
※ 2005년 6월 현재

실제로 건강세상네트워크가 2003년 서울시 소재 병원들의 식대를 조사한 결과, 일반식(밥)의 경우, 공공병원은 한 끼당 5,466원을 받고 민간병원은 5,624원, 사립대병원은 6,987원을 받아, 공공병원보다 약 1,520원이나 더 비싸게 밥값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마다 식대가 제각각인 셈이다.

또한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상급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의 식단에는 기준병상에 입원한 환자의 식단에 ‘김’ 하나 추가하고 600원을 더 받는 병원도 있고, 실제 식단에서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6인실 식단, 1~2인실 식단, 특실 식단 등으로 세분화하여 50여 종류가 넘는 식단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병원들도 있다”면서 “병원들이 이러한 가격 차별화를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병원쪽은 “이렇게 식대가 비싼 이유를 ‘치료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식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공병원과 사립대병원, 민간병원 등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면서 “각 병원의 인건비와 관리비 등의 차이에 따라 식단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식사가 ‘치료’의 목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더욱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병원은 식대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경우 이전처럼 마음대로 식사가격을 올릴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현 자동차보험이나 산재보험에서 입원환자 식대의 가격에 준하는 수가를 결정, 보험급여화할 것 △환자식 종류를 표준화하고 일반식의 경우 환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주문식단을 도입하도록 권장할 것 △환자식의 원가 및 질을 조사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