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값 못하는 대형건설사 “안전불감증”

[브레이크뉴스 2005-07-07 13:32]

지난해 1천대 건설업체 재해자수 2천9백91명, 사망자수 2백68명 1군업체 산업재해 1위 대덕건설, 2군업체 1위 르메이에르건설
일부 대형건설사들의 산업재해율이 1천대 건설사들의 평균 재해율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2004년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천대 건설업체의 재해율’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내 5대 건설사(공사실적액 기준)들의 산업재해율이 중견건설사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대 건설사들의 재해율을 보면, GS건설(옛 LG건설)이 49위(재해율 0.3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대림산업 42위(0.29%), 현대건설 36위(0.27%), 대우건설 30위(0.24%), 삼성건설 26위(0.23%) 순으로 나타났다.

공사실적액이 20위권 안에 포함되는 건설사들 중에서 재해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75위의 풍림산업(0.72%)이었으며, 삼성엔지니어링 70위(0.54%), 벽산건설 67위(0.49%), 롯데건설 58위(0.40%), SK건설 53위(0.35%)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풍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벽산건설 은 1천대 건설업체 산업재해율 평균 0.32%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공사실적액을 기준으로 1천대 건설사를 선정해 지난 4월부터 2004년도 건설사들의 산업재해를 조사했다. 그 결과, 1천대 건설업체의 재해율은 0.32%로 전체 건설업 재해율 0.94%의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도 1천대 업체 재해율 0.35%에 비하면 8.6% 정도가 감소한 것이다.

불량업체 각종 불이익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천대 건설업체의 재해자수는 2천9백91명, 사망자수는 2백68명으로 지난해 건설업 전체 재해자 및 사망자의 각각 15.9%와 3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천대 업체의 공사실적액(82조원)이 전체 공사실적액(106억원)의 77%에 해당하는 것에 비하면 재해발생 수준이라는 게 노동부의 분석이다. 즉 1천대 건설업체의 안전관리 수준이 중소규모 건설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노동부는 1천대 업체의 공사실적액이 2003년 70조원에서 지난해 82조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재해율, 재해자수, 사망자수가 전부 감소한 것은 최근 들어 건설업체들의 재해예방 노력이 강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는 7월1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재해율 불량업체로 선정될 경우 받게 될 각종 불이익 때문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 선정된 업체들 중 재해율이 평균 재해율 보다 높은 4백18개 업체는 관급공사 입찰 시 뷸이익을 받게 된다. 아울러, 노동부의 각종 점검 시 우선대상으로 선정되어 법 위반 사항 발견 시 사법처리 된다. 반면, 재해율이 낮은 업체는 관급공사 입찰 시 혜택을 주고, 노동부가 시행하는 각종 점검·감독을 면제받는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북부노동사무소와 검찰합동조사 결과 산업재해예방이 미흡한 업체 7곳이 적발돼 사법처리를 받았다.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소장 박정구)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관내 25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검찰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법위반 건설현장 7곳을 사법처리하고 법위반 1백32건에 대해 과태료나 사용중지, 시정지시를 취했다.

공사장 안전조치 등 산업재해예방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경남기업(주) 수유동 주상복합 신축공사현장 등 7곳이 사법처리 됐고, 세양건설산업(주) 성북지역 주택조합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등 9건은 과태료 부과, (주)산호 도봉 빌라신축 공사현장 등 8건은 사용중지, 삼성물산(주) 건설부문 미아2구역재개발아파트신축공사현장 등 1백15건에 대해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산업재해 은폐 시도

한편, 일부 부도덕한 기업들은 산업재해에 따른 불이익을 모면하기 위해 산업재해를 은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 중에는 대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노동부가 지난 6월13일 산업재해가 빈번한 전국 사업장 2백28곳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노동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은 산재 사실 자체를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사망재해 2명 이상 발생 사업장 12곳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4곳 △산재다발 사업장 1백96곳 △산재발생 미보고(산재은폐) 사업장 16곳 등 2백28곳을 산재예방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발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이 산재가 발생하고도 이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의 자료에 의하면 산재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사업소는 16개소로 이들 중 대기업 계열사들이 수두룩했다. 산재를 가장 많이 은폐한 사업장은 STX조선. 무려 26차례에 걸쳐 산재 신고를 하지 않았다. 현대가의 경우 무려 4곳에서 산재를 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에 사업장을 둔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3년 7월부터 2004년 말까지 10차례 산재산고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차례나 산재가 발생했지만 이를 은폐했다.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은 9회,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은 3회에 걸쳐 노동부에 산재 보고를 하지 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삼성중공업과 두산중공업 역시 각각 8차례와 4차례에 걸쳐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산재사고를 은폐하는 것은 산재사고 발생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추락과 함께 산업재해가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산재발생과 은폐가 계속되는 이유로 당국의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노동단체의 주장이다.

▲ 공사실적액 순위 1위∼100위 업체(1군업체) 1. 대덕건설(주) 2. (주)건영 3. 선원건설(주) 4. 대주건설(주) 5. 호반선설산업(주) 6. (주)신한 7. 범양건영(주) 8. (주)현진 9. 상록종합건설(주) 10. 효동종합건설(주)

▲ 공사실적액 순위 101위∼300위 업체(2군업체) 1. 르메이에르건설(주) 2. 동광주택산업(주) 3. 신한종합건설(주) 4. 진도종합건설(주) 5. (주)오렌지이엔지 6. 대경건설(주) 7. 인덕건설(주) 8. (주)서흥건설 9. 신구종합건설(주) 10. 보람건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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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