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력 부족이 죽음 불렀다
발전노조, 부족인력 충원 등 단협 결렬…27일 조정신청 및 결의대회
한국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처 전기팀에서 일했던 발전산업노조(위원장 신종승) 조합원 나재수씨가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현장에서 설비를 점검하다 감전사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나씨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발전노조가 2005년 단체협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현장인력 부족’이 나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현장인력이 지나치게 부족해 설비 점검과 조작시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정한 인원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발전노조 한 관계자는 “나재수 조합원의 죽음은 현장 부족인력과 발전회사간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실적위주의 사업 시행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조 발표 따르면 2001년 분사이후 설비는 23% 증가했는데, 간부는 35% 늘었지만 조합원(유니온숍)은 불과 4% 증가에 그쳤다.
노조는 단체협상 과정 중 6대 요구안에 대해 “발전현장의 주5일제 시행이 1년이 넘었지만 발전현장은 여전히 주5일제 사각지대”라며 “설비증설과 매일매일 시간외 근무뿐만 아니라 O/H(계획 예방 정비) 기간에는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 것이 발전노동자의 엄연한 현실로 이제는 더이상 체력만으로 버틸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부족인력 충원 요구를 포함해 2005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발전노조는 23일 교섭이 결렬됨으로써 24일 전 지부 동시 중식집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는 24일 이후부터는 전 조합원이 휴일근무를 거부하고, 오는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는 것과 동시에 이날 전력 본사에서 발전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벌이기로 했다. 또 다음달 5, 6일 이틀에 거쳐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투표 결과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번 단체교섭에서 △인력증원을 통한 5조3교대 시행 △부족인력 충원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해고자 원직복직 △5직급 4등급 운영제도 개선 △상시업무 종사자 정규직화 및 구내식당 직접 운영 등 6대 요구를 내걸고 있다.
노조는 “우리가 원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원만하게 합리적인 안을 교섭을 통해 노사 머리 맞대고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조합의 요구에 대해 보여준 사측의 행동들은 교섭은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sagesse@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