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복공단 작업평가위원, 산재취하 권유?

서울대병원 소아 수술실 근무 간호사 산재 처리 한달 넘게 지연

서울대병원지부노조(위원장 김진경)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에게 오히려 산재취하를 권유하는 등 산재 요청을 방해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 서울대병원 소아 수술실에 근무해 온 황아무개 간호사가 지난 수술업무로 인해 퇴행성 척추증 및 요추부염좌,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했다며 근로복지공단 서울본부에 산재신청을 했으나 산재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산재처리를 방해했다는 것.

노조에 따르면 공단 서울본부는 산재처리기한인 7일을 훨씬 넘긴 지난달 12일에서야 공단본부 근골격계조사위원회(조사위원회)로 처리를 이관해 작업환경평가위원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서울본부에서 공단 본부로 이관한 것은 산재신청서에 사업주 확인날인이 없다는 이유이지만 확인날인은 재직중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미 병원쪽 조사는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확인절차는 끝났다”며 “공단 서울본부에서 처리할 일을 조사위원회로 넘겨 고의로 산재처리를 지연하고 불승인을 위한 핑계 찾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조사위원회에서 지난달 24일 작업평가를 진행했으나 정밀한 검사가 되지 않았고, 평가위원들이 작업평가 뒤 재해 대상자를 만나 오히려 산재취하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작업평가는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기 전 준비단계에서만 진행됐고, 재해자가 주로 담당했던 정형외과나 흉부외과 등 힘든 수술에 대해서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공단에서 평가위원에게 요청한 것은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작업평가를 해달라는 것뿐이었다”며 “발언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런 발언을) 했다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재해 당사자의 산재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병원에서 진단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으며, 재해 당사자는 이로 인해 무급휴직 상태”라며 △조사위원회 중단 및 서울본부로 환송조치해 즉각 산재인정 △산재취하 종용에 대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지혜 기자 sagesse@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