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산재은폐 위해 건강보험 부당청구
장향숙 의원, “지난 3년간 12만건 육박”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산업재해 은폐를 위해 건강보험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보건복지위 장향숙 의원(열린우리당)은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0년부터 올 7월까지 건강보험에 진료비를 청구했다가 산재환자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11만9,120건에 달하며, 진료금액(법정본인부담금 포함)도 433억4,400만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장 의원은 “일부 기업들이 업무 중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을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건강보험에 급여를 청구하는 이유는 산재율이 높아지면 사업장의 산재보험료가 할증되고, 공사계약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0 년 2,468건에 그쳤던 부당청구 건수는 2001년 1만5,426건, 2002년 2만9,559건으로 급증했으며 200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2만8,111건과 2만9,204건 등을 기록하며 연간 3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부당청구로 적발된 사업장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특히 현대자동차는 2000년 이후 491건에 154명의 산재환자를 건강보험에 청구해 가장 많았고, 진료액 역시 8,06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또 적발된 사업장 가운데 1인당 가장 많은 진료비(5,380만원)가 나온 유유후마킬라의 경우 가스폭발 사고 환자를 산재처리 하지 않고 건강보험 급여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선박화재 추락으로 인한 부상 등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사례 등도 눈에 띄었다.
사업장별 부당청구 적발건수 상위 10개 기관 현황 (단위:건,명,천원)
순위 사업장명 진료건수 진료인원 진료액수
1 현대자동차(주) 491건 154명 80,650
2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315건 85명 25,273
3 (주)대한항공 152건 43명 10,279
4 기아자동차(주)소하리공장 135건 29명 7,430
5 아이앤아이스틸(주) 133건 25명 11,003
6 현대삼호중공업(주) 126건 45명 7,899
7 대우자동차(주) 123건 21명 9,830
8 금호산업(주)타이어사업부 곡성공장 120건 37명 10,869
9 기아자동차(주)광주공장 110건 35명 11,356
10 (주)만도 108건 26명 v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 진료액수는 법정본인부담금이 포함된 액수임.
사업장별 부당청구 적발건수 액수별 상위 10개 기관 현황 (단위:천원,명,건)
순위 사업장명 진료액수 진료인원 진료건수
1 현대자동차(주) 80,650 154명 491건
2 코오롱건설(주) 74,921 4명 107건
3 유유후마킬라(주) 53,809 1명 18건
4 강구수산업협동조합 53,376 5명 27건
5 현대건설(주) 43,613 29명 98건
6 삼성전자(주) 38,295 13명 84건
7 한전 35,980 20명 92건
8 화물공제조합대표 30,013 3명 15건
9 농협중앙회 30,804 36명 101건
10 (주) KT 29,347 29명 104건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 진료액수는 법정본인부담금이 포함된 액수임.
장 의원은 “기업들이 산업현장에서 일어난 산재사고를 건강보험에 청구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건강보험재정 누수 뿐 아니라 산업 현장의 노동자들에게는 꼭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노동권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재로 노동자가 상해를 입을 경우 기업은 산재를 인정하고 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산재환자가 진료비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셈이기 때문.
장향숙 의원은 “현재까지 적발된 건수 이외에도 적발되지 않은 산재사고 건수가 상당히 존재할 것”이라며 “사업주들의 부당행위를 막기 위해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행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
2005-09-28 오후 1:25:00 입력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