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천장서 갈석면 검출…부모들 “학교이전” 요구

[한겨레 2006-01-11 2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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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실 천장에서 건축자재에 흔히 쓰이는 백석면보다 발암성이 높아 사용이 금지된 갈석면이 나왔다. 이에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과 반포동 원촌중학교 학부모들은 11일 반포1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문연구기관을 통해 원촌중 교실 천장재의 석면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29일부터 원촌중 본관 7곳과 별관 3곳의 천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서울대 산업보건학교실에서 분석한 결과, 과학실험실 1·2층과 도서실, 가사실, 2학년 8반 교실 등 본관 5곳에서 채취한 시료에 갈석면이 1% 이상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흔히 ‘택스’로 불리는 천장재의 백석면 함유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갈석면이 확인된 것은 이례적이다.

백석면은 폐기 과정만 규제해 지금도 산업 현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갈석면은 2000년 1월부터 사용 자체가 금지됐다.

시료 채취를 맡았던 최상준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원촌중 본관이 지어진 1982년 이전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서 천장재 제조업체들이 갈석면과 백석면을 함께 사용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석면은 건축자재에 들어 있는 상태에서는 인체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석면을 함유한 건축자재가 부서질 때 먼지가 돼 폐 속에 들어갈 경우 폐암이나 중피종 등 치명적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원촌중 학부모들은 “원촌중 본관의 천장재는 낡아서 바로 옆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공사장에서 발생할 진동에 의해서도 조금씩 부서져 내릴 수 있다”며 “학생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 임시로 학교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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