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성 암 관리 방안 제시하라”
노동건강연대, 벤지딘염 노출 노동자 방광암 산재 인정 관련 논평
최근 25년간 벤지딘염에 노출된 노동자가 방광암에 걸려 산재신청이 인정된 것과 관련해 노동건강연대는 4일 논평을 내 정부에 직업성 암에 대한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동건강연대는 “우리나라에서 직업성 암 문제가 사회적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로, 석면에 노출된 배관 작업 노동자의 중피종 혹은 폐암, 벤젠에 노출된 도장 작업 노동자의 백혈병 등이 90년대 말부터 간간히 산재로 승인되며 사회의 주목을 끌었다”며 “그러나 그 이후 아직까지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더디고 불완전한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90년대 말 이후 직업성 암으로 산재 인정을 받고 있는 예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1년에 40~50차례에 불과하다”며 “이는 전체 직업성 암 환자의 극히 일부로, 외국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직업으로 인해 발암 물질에 노출돼 발생되는 직업성 암은 전체 암의 4~5%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에 10만여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고, 한 해에 6만5천명 정도가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를 근거해 볼 때, 적어도 한 해에 4천~5천명의 직업성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한 해에 2,400~3,200명 가량이 직업성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건강연대는 “이번 사안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엄청난 규모로 잠복되어 있는 직업성 암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리 방안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작업 중에 자신이 노출되는 물질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받은 이들도 없고, 퇴사 후 정기적으로 암 발생에 대해 추적 관찰된 예도 거의 없다”면서 발암물질 취급노동자의 관리가 엉망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노동건강연대는 “정부는 이제라도 과거에 발암물질에 노출된 노동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이들에 대한 추적 조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한 직업성 암이 발병한 이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많은 직업성 암 환자들이 진입장벽 없이 산재보험으로 요양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직업성 암 예방 관리 방안을 당장도 제시할 것도 강력히 촉구했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