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주석중독 장애 공선식씨

대다수 사망 산재·보상안돼 막막

◇ 국내에서 첫 급성 유기주석 중독 후유증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 공선식씨가 3일 오후 동구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김동균 기자
작년 저장탱크 세척작업중 의식 잃어
해독제 개발안돼 미국서 치료제 구입

울산의 한 40대 가장이 유기주석중독으로 심각한 장애를 갖게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역 사업장에서 저장탱크의 청소용역업을 해오던 공선식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남구 여천동 S산업(주)에서 유기주석 저장탱크 세척작업을 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공씨는 지난 8월 4일부터 4일간 S산업(주) AP공장에 설치된 2대의 유기주석 탱크 청소작업을 마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다 한 달여 만에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소변과 혈액의 샘플을 채취해 일본의 전문기관에서 검사한 결과 주석중독증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기주석 중독은 제대로 된 치료제나 해독제가 개발되지 않아 공씨의 치료가능성이 희박했고 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미국에서 치료제를 구할 수 있었다.
공씨는 6개월여간의 치료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중추신경손상으로 심각한 장애를 갖게돼 휠체어에 몸을 의존하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공씨의 부인은 “국내에서 주석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처음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주석에 중독된 사람의 대다수가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들었을 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공씨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주석중독이라는 큰 재해를 입었지만 청소용역업체의 대표자로 등록된 탓에 산업재해 대상에서도 제외됐고 탱크 청소를 의뢰했던 S산업(주)은 공씨가 하청업체란 이유로 피해보상도 꺼리고 있다.
공씨와 작업을 함께 했던 심모(45)씨는 “S산업(주)이 작업당시 유기주석의 유독성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고 안전관리의 책임도 소홀히 했다”며 “S산업은 공씨의 건강문제에 최선을 다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격분했다.
주석중독에 걸린 것조차 알지 못하는 공씨가 잠시 의식을 차릴 때면 “앞으로 탱크 안에는 절대 안 들어 갈꺼야”라며 “두 아들을 걱정한다”고 부인을 눈시울을 붉히며 전했다.
김세영 기자

2006-02-06 12: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