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서 또 산재사망 발생
아파트 외벽거푸집 해체과정서 추락…조선족 노동자 희생
연윤정 기자 의견보내기
건설현장에서 또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타워크레인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대전 복수동 금성백주 아파트
현장 11층 높이 외벽 갱폼(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해체된 갱폼 자체가
추락하면서 갱폼에 있던 노동자도 함께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조선족 출신의 주아무개(38)씨로 대전 을지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갱폼을 크레인으로 위로 인양하기 위한 과정에서 갱폼 해체작업을 하는데 이날
볼트를 모두 풀어놓은 고정되지 않은 갱폼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타워크레인노조는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120조의2 3항(크레인편)에서
‘고정된 물체를 직접 분리·제거하는 작업을 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법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 역시 법 위반이 분명함에도 현장에서는 인력이
축소되고 공정을 서두르다보니 발생한 것”이라며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빈발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현장에서는 크레인 작업과 관련
비슷한 사고가 한 달에 1~2번꼴로 발생하나 사망사고를 제외하고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지난 5월 아산시 삼성전자LCD 신축공사현장에서 일하던 김장수 여수건설노조
부위원장도 낙하한 크레인보조 붐에 맞아 사망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사망한 노동자는 조선족 출신으로 건설현장에 다수 진출해 있는
이주노동자가 더욱 산재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이다.
최명선 건설산업연맹 산업안전부장은 “아파트 현장의 이주노동자는 불법체류자가
많다”며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이 미비한 것도 산재 발생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크레인 작업과 관련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미리 노동자
출입을 통제해 작업자 머리로 통과하지 않도록 하고(120조의2 4항), 인양한
화물이 보이지 않을 때는 어떠한 동작도 하지 않도록(5항) 규정하고 있다.
기사입력시간 : 2004.07.14 13:4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