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공기 중 석면농도 기준초과

[내일신문 2006-06-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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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서울지하철, 석면 오염 심각

공기 1cc당 0.012개 석면 검출 … 통근자·역무원에 석면가루 누적 우려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사의 ‘공기 중 석면농도’가 법적 허용기준을 1.2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역을 포함 서울 4곳의 지하철에서 최고 55%의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사용된 사실도 밝혀졌다.

홍대입구역에서 검출된 석면은 법적 기준을 약간 초과한 정도지만 이 역을 매일 이용하는 9만3000여명의 시민이나 이곳에서 근무하는 역무원의 경우 지속적으로 석면가루를 마시게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민환경연구소와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은 8일 “지난 4월부터 서울지하철 역사에서 환경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2호선 홍대입구역 닥트철거공사현장에서 석면 농도가 법적 허용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하루 9만3000여명이 이용하는 홍대입구역에서 공기 1cc당 0.012개의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부의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대기질 허용농도’는 1cc당 0.01개 미만이다. 시료 채취는 지난달 23일 이뤄졌으며 석면전문검사기관인 ETS컨설팅이 조사를 맡았다.

현재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는 냉난방공사가 진행중이며 그 과정에서 석면이 섞인 자재를 철거하다 석면가루가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홍대입구역에 설치된 닥트가스켓에는 백석면 55%가, 천정재타일에는 백석면 3%와 갈석면 7%가 섞인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이와 함께 하루 9만8000여명이 이용하는 2호선 역삼역과 명동역(8만6000여명), 신설동역(9000여명)에서도 최고 50%의 석면이 함유된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3곳의 역사에서도 냉난방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공기중에 석면가루가 섞일 우려가 제기됐다.

석면이 1% 이상 함유된 자재가 사용된 건축물을 철거할 경우 각 지방노동사무소에 신고한 후 규정에 따라 석면을 제거해야 하지만 지하철 내 공사작업의 경우 해당 규정이 없다.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김영란 사무국장은 “서울시와 지하철공사가 석면 유무에 대한 실태파악도 하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철거작업과 냉난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하철 근무자는 물론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홍대입구역 냉난방 공사를 하면서 지방노동사무소의 지도와 감독을 받아 석면을 처리했다”며 “하지만 지하공간이라는 특성상 공기 중 석면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석면은 미국 산업안전 보건청(OSHA)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가지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사람이 석면가루를 흡입할 경우 수십년간의 잠복기간을 거쳐 석면침착증과 폐질환, 폐암의 일종인 중피종을 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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