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외치며 노동자 죽이는 산재공화국

[참세상 2006-07-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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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관련 법안 개악저지 투쟁 선포식’ 열려

이꽃맘 기자

노동부가 민주노총, 산재관련 환자단체들과의 논의 테이블을 깨고 산재 관련 법안 개악안을 노사정위에서 논의하려고 하는 가운데 5일,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산안법, 산재법 개악저지와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민주노총과 산재 관련 단체들은 노사정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악안 당장 철회를 요구하며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켜가기 위한 투쟁을 선포했다. 이 날 집회에는 진폐환자, 원진레이온 환자 등 산재관련 노동자 300여 명이 모였다.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발전!“

김지희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은 “언제나 이 땅의 발전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장의 노동 강도는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데 노동부는 산재 법안들까지 개악하며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히고, “노동자들의 건강권 쟁취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박한 문제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현재 노동부는 △산재보험재정 부족을 이유로 휴업급여 지급을 2년으로 제안 △55세 이상은 현 보험료의 50%수준으로 감액 △산재 발생 업체의 보험률을 올리는 개별실적요율제를 10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장 등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산재 관련 법안을 개악하려 하고 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는 것이며 산재를 당했을 때 안정적으로 치료받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며 “하루에 8명씩 죽어간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많은 산재노동자들이 존재한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인 정책으로 집행되어야 하는 것이 산재 관련 법안”이라며 개악시도 당장 중단을 촉구했다.

“언제는 산업전사라더니 지금은 폐기물 취급“

산재 환자들을 대표해 주응환 한국재가진폐협회 회장은 “한 때는 산업전사라고 치켜세우더니만 지금은 폐기물 치급을 하고 있다”며 “지금의 산재법, 진폐법도 다 빛 좋은 개살구인데 이걸 개악하겠다고 하는 건 산재 환자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산재 관련 법안 개악 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노사정위원회까지 행진을 진행한 후 노사정위원회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노사정위 관계자들은 “아직 상황을 보고 있는 중이며 논의는 많이 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산재 관련 단체 대표자들은 “노사정위에 노동부가 제출한 안의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산재 관련 단체와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들은 면담 내용을 노사정위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이 자본과 정부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산재법 개악에 맞서 투쟁하는 것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투쟁”이라고 밝히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노동자적 산재 관련 법안 개악을 저지하고, 산재보험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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