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노무행정 결과(?)…광주 대학병원 직원들의 잇따른 자살
[노컷뉴스 2006-08-24 07:32]
또다른 피해자 발생 않도록 대책 마련 시급
전남대병원과 화순 전남대병원 직원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밤 8시쯤 전남대병원 직원인 노모씨(49)가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씨는 광주시 동구 산수동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두달전 휴직한 노씨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고 요양 치료를 받았으나 예정보다 빨리 업무에 복귀하면서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극심한 우울 증세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숨진 노씨가 지난해 7월 다리 수술을 받은 후 병원측으로부터 퇴직을 종용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아오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병원측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전남대병원과 화순 전남대병원 직원들의 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행정직 간부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에도 화순 전남대병원 간호사 2명이 상급자로부터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은데 비관해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열달 사이에 직원 2명과 간호사 2명 등 모두 4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 가운데 간호사 한명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으며 또다른 간호사 한명에 대한산업재해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전남대병원 노조는 직원들의 자살 방지를 위한 조속한 대책마련을 병원측에 강력 촉구했다.
노조측과 유족측은 또 노씨의 자살에 대한 업무상 재해 신청을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할 계획이다.
병원측은 자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직원 관리 시스템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측은 자살을 선택한 직원들이 상급자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상급자들이 직원들을 대하는 권위주의와 고압적인 태도가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병원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등 병원 분위기가 술렁이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환자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후진적 노무행정의 결과가 아닌지도 다시금 돌아볼 필요도 있다.
병원측은 직원들의 잇따른 자살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제라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자의창/광주CBS 이승훈 기자 icb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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