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연이은 참사에는 무능력한 노동부가 있다!
– 서울 문래동 에이스건설 중대사망재해 관련, 노동부와 에이스 건설을 규탄한다
지난 3월 18일, 서울 문래동 에이스건설 하이테크 시티 현장에서 빔4개가 쓰러지면서 건설노동자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였다.
이 현장은 이미 지난 3월 4일에도 빔이 추락, 1명이 사망하는 재해가 발생한 곳이었다.
불과 2주만에 같은 공사현장에서 비슷한 참사가 연달아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줄지 않는 건설 사망재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며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이번 사망사고들은 지난해 GS건설 붕괴사고와 비슷한 유형으로 수차례 지적되었던 문제가 그대로 중첩되어있다.
2005년 10월 6일에 발생했던 GS현장 붕괴사고는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참사로 무리한 공사진행으로 인해 윗층이 붕괴하면서 아래층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떼죽음을 당하였다. 당시 노동계에서는 중량물을 다루는 공정에서 중량물의 추락, 붕괴에 대비해 노동자들을 이동시켰어야하는 기본수칙마저 준수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하게 제기한바 있다.
지난 2006년 3월4일에 일어난 문래동에이스건설현장 1차 사망사고는 우선 빔을 인양하는 작업을 적정장비인 크레인 대신 단순고철수집 차량인 ‘집게차’를 사용하면서 그것도 한번에 2개의 빔을 인양하는 무리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하였다. 현장에는 당연히 있어야할 신호수도 배치하지 않았으며 위험표식도 설치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량물을 취급하면서 작업반경내 동시작업을 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겨 빔의 추락과 동시에 아래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를 덮쳐 사망케 하였다. GS건설과 사고원인이 같다.
3월 18일에 일어난 2차 사망사고 역시 빔 4개가 쓰러지면서 갱 폼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한 사고로 사고원인은 1차 사건과 같다.
우리는 이 두 사건을 보며 무엇보다 노동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1차 사고 후 경찰은 지게차 운전수와 하청업체 현장소장을 불구속 입건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였다. 이에 노동조합측은 에이스 건설의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조사자료 제시와 현장 내 산업안전 활동 보장을 요구하였으나 거부당하였고 노동부에 방문하여 중대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을 하였으나 노동부는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중’만을 되풀이 할 뿐이었다.
결국 이번 참사는 노동부의 무능으로 발생된 것이다. 건설현장의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노동부는 ‘안전모쓰기’등의 미온한 대책으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으며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에 대해서도 어떠한 노력도 보이고 있지 않다. 1차 사고발생 후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감독에 나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였다면 2차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건설업체가 이윤에 눈이 멀어 규정을 무시하고 노동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면 노동부가 나서서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도 이런 참사가 반복될 것이 뻔하다. 한 해에 수 없이 발생하는 건설현장의 사망재해로 매년 800여명의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이번 사망사고의 책임자인 살인기업 에이스 건설의 기업주를 즉각 구속, 처벌하라!
2. 관리와 처리에 무능력한 노동부는 각성하고 재해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3. 노동부는 단기적이고 구색뿐인 예방대책은 버리고 중대재해를 실제로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하라.
4. 중대재해사고의 조사과정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라!
5. 현장은 일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복잡하고 가변적인 현장에서의 예방활동에 노동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2006.3.21
산재사망대책마련을위한공동캠페인단
(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동당/민주노총/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