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번지르르한 이미지 뒤의 실체, 노동자를 죽이고 있는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운운하기 전에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부터 보장하라.

1. 노동부는 오늘(12월 22일) 2005년 하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산재예방관리 불량사업장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산재율이 높거나, 중대재해 및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했거나, 산재를 은폐한 사업장들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다.

2. 이 명단 중 특히 사망재해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사회적 책임’ 운운하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 열을 올리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3. 2005년 하반기에만 3명의 노동자를 죽게 만들어 상장기업 중에 단연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언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심기에 열심인 포스코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6개월 동안 3명의 노동자를 죽게 만들어, 언론 광고에서 보여진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현실은 ‘소리 없이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업임을 증명했다.

4. 한편, 역시 6개월 동안 노동자 2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굴지의 건설사인 삼환기업과 대림산업은 노동자를 많이 죽게 만드는 기업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큰 기업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예이다. 삼환기업은 지난 7월 경부고속철도 시공 중 발주처 임원에게 ‘떡값’을 주다 적발된 부도덕한 기업이다. 부도덕한 기업은 노동자도 많이 죽게 만든다. 그리고 대림산업은 업계 1,2위를 다투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노동조합을 해체시켰다. 대림산업의 높은 실적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권리를 담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5. 한편 현대제철(구 아이앤아이스틸)과 현대중공업은 두 기업 다 역시 6개월에 2명의 노동자를 죽게 만든 것으로 드러나 막강한 현대 파워를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노사 상생의 화합 합창을 지속적으로 불러대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노동자들은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무엇을 위한 상생인지 모를 일이다.

6.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범죄 행위이다. 한국의 굴지의 기업들은 괜한 돈 들여 언론에 광고하며 ‘사회적 책임’ 운운하는 2중성을 버리고, 땀흘려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명과 그 가족의 행복을 뺏지나 말일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번지르르한 이미지만 만들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들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부터 보장하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미지는 단지 이미지일 뿐, 실체가 드러나는 그 때에 노동자들을 죽인 기업들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2006. 12. 22

노동건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