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실패, 이주노동자 증가 부추겨”

전세계 이주 노동자는 8천600만에 달하며 향후 수십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된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21일 밝혔다.
IL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0년 현재 난민을 포함한 국외이주자는 모두 1억7천500만명이며 그중 절반 가량이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자리와 생활안정을 위해 국경을 넘는 이주 노동자는 지난 90년대에연간 600만명 가량 증가했다면서 세계화의 실패가 이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충분히제공치 못하고 있어 이주자의 지속적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주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송출국은 물론 경유국, 수용국에 모두가 더욱더 관련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이들의 관리야 말로 당대의 핵심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난민을 포함한 전세계의 국외 이주자를 단일한 정치실체로 본다면 인구 기준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해 비중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주 노동자는 수용국에 혜택을 가져다주었다면서 고령화사회에 젊은노동인력을 수혈하고 인플레 없는 지속적 경제성장을 그 실례로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이 2차대전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거둔 것도 이주 노동자의 힘이컸다는 것. 이주노동자가 보내는 송금은 지난 2002년 기준으로 연간 800억 달러로, 개도국들에게는 선진국의 원조 다음으로 큰 외화 소득원으로 자리잡고있다.

물론 숙련노동자가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송출국에는 ‘두뇌 유출’이라는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ILO보고서는 근 40만명의 개도국 출신 과학자와엔지니어가 선진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주 노동자의 상당수는 열악한 대우나 착취, 심지어는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노조결성권이 없는 것은 물론 차별과 증오의 대상이 되는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주 노동자의 10-15%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은 자연히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약 49%는 여성이며 가계를 책임지기 위해 조국을떠나는 여성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층 남녀의 국외 이주가 늘어나면서 가족은물론 공동체의 해체도 송출국이 떠맡겨진 사회적 부담이다.

보고서는 경제적,정치적,인구상의 국가별 차이, 적절한 고용기회와 생활안정,개인의 자유 결핍이 국외이주자 문제의 상당부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며 세계화의 실패로 인해 이주노동자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환 소마비아 ILO사무총장은 “세계 경제를 인간적 측면에서 본다면 최대의 구조적 결함은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다자간 행동과 정책을 통해 이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