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자고 오래 일할수록 산재발생률 높아”
부산백병원 산업의학과, 조선소 하청노동자 연구결과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우리나라 조선소는 산업재해로 악명이 높다. 2006년 기준으로 조선소에서 4일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재해자는 2천240명으로, 이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233억8천522일로 집계됐다. 하루 6명꼴로 일하다 다치는 꼴이다. 조선업의 평균 재해율은 1.18%로 제조업 평균(0.77%)의 2배에 육박한다. 이처럼 조선소에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인제대 부산백병원 산업의학과와 산업의학연구소. 부산지방노동청은 17일 부산지역 조선소 협력업체 노동자의 산재요인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과중한 노동시간과 부족한 수면시간이 재해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산재예방 안전교육을 실시한 부산지역 조선소 협력업체 64개 사업장 노동자 1천6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 노동자 17%가 최근 5년 간 한 번 이상 산업재해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6년 한 해 동안만 무려 7.57%(125명)가 산재를 당해 조선업 평균 재해율(1.18%)의 7배에 달했다.
요양기간이 짧은 산재(4일 미만)의 경우 좌상(31.4%)과 염좌(27.2%)가 대부분이었고, 4일 이상 요양한 노동자 중에서는 골절이 31.3%로 가장 많았다. 경미한 산재의 경우 10명 중 6명은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지만 4일 이상 요양한 경우도 절반(47.9%) 가까이가 공상으로 처리해 산재통계에서 누락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이 연령, 수면의 질과 양, 노동시간, 교육수준, 피로수준별로 분석한 결과 수면시간이 짧고 노동시간이 길수록, 피로도가 높을수록 산재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령과 안전교육 횟수는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5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노동자는 7시간 이상인 경우보다 재해를 당할 가능성이 2.98~3.47배 높았다. 또 피로도가 높은 노동자는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2.18~2.79배, 주당 56시간 이상 일할 경우는 주당 48시간 이하인 노동자보다 1.53배 산재발생률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