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근골격계질환 예방 우수사례 선정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최근 유럽산업안전보건청(EU-OSHA)은 지난해 근골격계질환 예방 캠페인 우수사례 9개를 선정해 유럽전역에 배포했다. 안전보건청은 매년 산업안전보건주간(European Week)에 재해예방 우수사례를 선정, 시상ㆍ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근골격계질환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주제로 정한 배경은 유럽 노동자 4명 중 1명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등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05년 유럽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약 25%의 노동자가 요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개 국가에서 근골격계질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건강상 문제’ 가운데 53%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이번 근골격계질환 예방 캠페인에서 최우수사례로 선정된 국가는 독일이다. 주로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독일 기계금속가공산업노조(BG)의 노동자들은 작업 과정에서 허리를 반복적으로 숙여야 하고 18~20킬로그램의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한다. 또 주조부품을 다루는 과정에서 부품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매우 낮은 위치에 놓은 경우가 많아 비정상적인 작업자세를 취하게 된다. 혹은 작업대 등의 높이가 노동자와 맞지 않거나 온도와 조명 및 소음상태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근골격계질환 부담작업 장기 분석기록(long-term analysis) 장치를 통한 인간공학적 기법 적용 등을 통한 위험성 평가작업을 실시했다. 안전대표자, 노동자위원회 위원과 노동자, 산업보건의 산업재해복지보험 기구 대표자, 안전보건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선작업을 벌였다. 이 결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작업대 및 그라인더 기구 도입 △다루기 쉬운 철제봉 장착 박스 사용 △휴식시간 및 순환작업 규정 도입 △환기ㆍ조명시스템 개선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사업장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쓰인 돈만 1만6천유로(약 2천600만원)다. 하지만 노동자가 허리를 20도 이상 구부려야 하는 작업과 중량물 수동취급 작업이 개선돼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예상된다고 노조는 밝혔다. 안전보건청은 “독일 중소규모 기계금속가공산업의 사례는 용접ㆍ금속관련 업종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캐나다, 보다 무해한 기관차 개발해 시범운영

캐나다는 최근 철도노동자에게 보다 무해하고 친환경적인 기관차를 개발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기관차가 주로 사용하는 연료인 디젤은 연소시 수백 가지 화학물질을 내뿜는다. 보통 디젤연소물질 또는 디젤스모크(디젤흄) 등으로 불린다. 디젤연소물질에는 황산화물과 질산화물 같은 가스나 다핵방향족화학물ㆍ벤젠 등도 포함돼 있어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 장기간 디젤연소물질에 노출된 노동자는 호흡기질환이 발생한다. 디젤천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철도노동자에게 폐암 발병률이 높은데, 의학계는 디젤연소물질을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2002년 9월 “디젤연소물질이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는 아직 없으나, 발암물질로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이미 디젤연소물질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캐나다 철도노동자는 디젤연소물질로부터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최근 캐나다의 대표적인 철도회사인 캐나디언 퍼시픽으로부터 ‘디젤연소물질이 덜 배출되는 친환경적인 기관차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이끌어냈다. 캐나디언 퍼시픽사는 온타리오주에서 두 대의 기관차를 시범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타주 광산재해는 지진 탓 아니다”

지난해 8월 미국 유타주 헌팅턴지역 인근 광산이 붕괴해 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업주는 “광산의 붕괴는 지진에 의해 발생된 것이므로 예방이 불가능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에 따르면 충분히 예방가능했던 사고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는 미 의회에 제출된 150쪽 분량의 보고서를 인용해 유타주 광산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붕괴사고가 있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사업주가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6일 발생한 사고로 6명이 매몰되고 10일 뒤인 16일에 추가붕괴로 이어지면서 작업자와 구조자 3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그런데 사고 발생 5개월 전인 같은해 3월에 이미 한 차례 붕괴사고가 있었으며, 사업주는 광산노동자로 하여금 붕괴지역을 수습하게 한 뒤 바로 옆에서 계속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미연방토지관리국에서는 2004년 광산붕괴 위험을 사업주에게 경고하기까지 했다. 사업주가 첫 붕괴사고 후 적절한 안전조치만 취했다면 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는 지적했다. 미 의회에서는 유타주 광산 사업주들이 안전의 위험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작업을 시킨 것에 대해 범죄행위로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