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자 회 견 문

근로복지공단, 검찰, 언론은 현실을 왜곡하지 말라!
산재환자가 줄어든 진짜 이유는 산재불승인/강제종결 남발 때문이다!

지난 7월 6일 언론은 일제히 울산지역 산재환자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근거는 울산지검과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가 공개한 최근 3개월간 울산지역 산재환자 현황이다. 자료에 따르면 올 2월말까지 울산지역 산재환자는 3,371명, 3월 초 검찰의 단속이후 올 6월말 현재 2,880명으로 무려 14.6%인 491명이 줄었으며 이중 현대자동차 산재환자는 1,140명에서 980명으로 160명이 줄고, 현대중공업은 690명에서 590명으로 100명이 줄고, 현대미포조선은 160명에서 120명으로 40명이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산재환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엉터리 산재환자 논란이 일었던 근골격계 환자가 절반이 넘는 93명으로 검찰수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검찰은 “ 검찰 수사 이후 자발적으로 산업현장으로 복귀하는 근로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으며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공단 직원들이 요양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위협 때문에 근무하기가 무서울 정도였으나 검찰 단속 뒤 자발적으로 퇴원하겠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와 근로복지공단, 울산지검의 입장을 접하면서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사업주의 안전, 보건조치 소홀로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병든 노동자가 노동부통계로 2004년 88,874명,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2,825명이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결과 인력감축과 노동강도강화로 골병 든 근골격계질환자가 6,691명, 뇌심혈관계 질환자가 2,285명이다. 해마다 노동자들은 전쟁을 치르듯 죽고 다치고 골병들고 있다.

그런데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검찰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 산재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보다 ‘가짜환자’라는 딱지를 붙여 가차 없이 잘라 내고 거리로 내쫓고 있다. 고질적인 산재의 심각성과 산재노동자의 요양문제를 마치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노동자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산재노동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검찰의 노골적인 반노동자적인 태도는 작년 하반기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제정과 요양업무처리규정개악, 올해 들어 과격집단민원 대응요령 지침 등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이러한 각종 지침과 개악은 경총의 집요한 요구를 전폭적으로 반영한 것이며 산업재해의 문제를 사업주가 아닌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사업주의 산재은폐행위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근로복지공단, 검찰, 언론의 보도는 현실을 심각히 왜곡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

실제 울산지역 산재노동자 수가 줄어든 진짜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과 요양업무처리규정, 과격집단민원 대응요령 때문이다. 이러한 지침과 규정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불승인과 강제치료종결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제정한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으로 근골격계 질환 노동자들은 산재 인정받기가 힘들어 졌고 일정한 요양기간이 지나면 다 낫지 않아도 강제 종결되어 아픈 몸으로 현장에 복귀해야하고 복귀 후 상병부위가 악화되어 재요양을 신청해도 번번이 불승인되어 현장에서 아픈 몸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요양업무처리규정의 개악으로 그동안 재해노동자를 괴롭혔던 산재요양업무 처리기간(산재보상보험법상 7일)은 고무줄처럼 길어졌고 전원의 경우 공단의 승인을 얻어야만 가능하며 재해조사대상을 모든 재해유형에 적용하여 산재승인 건을 줄이려 했으며 자문의와 자문의협의회의 권한을 강화하여 불승인을 남발하고 의료기관을 압박해 강제치료종결을 남발하고 있다.

더구나 근로복지공단 방용석 이사장은 ‘과격집단민원 대응요령’을 일선지사에 하달하여 근로복지공단의 부당한 결정에 민원을 제기하는 산재노동자를 예비범죄자로 규정하고 CC-TV와 사진촬영을 통한 근거확보와 112범죄 신고를 활용해 산재노동자의 정당한 민원제기와 이의제기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막기에 이르렀다.

산재인정 절차를 까다롭게 해서 산재건수를 줄이고 다 낫지도 않았는데 강제종결을 남발하여 산재노동자수를 줄이고 주치의 소견을 무시하고 공단 자문의의 소견만으로 불승인과 종결을 남발해서 산재요양자수를 줄이고 병원에서 소견을 올려주지 않아 요양연기를 포기하니 어떻게 요양자수가 줄지 않겠는가? 거기에 부당한 결정에 항의라도 할라치면 경찰을 부르고 민원인에게 윽박지르고 증거자료로 사진을 찍어대니 어떻게 요양자수가 줄지 않겠는가? 3개월만에 491명 감소라는 수치는 바로 공단이 각종 규정과 지침으로 폭력적으로 잘라 낸 산재노동자의 눈물과 고통의 결과이다. 그런 산재노동자들에게 자발적 복귀니 폭력적 위협이니 하는 검찰과 공단의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이며 사회보험으로서 산재보상보험법의 공공성을 스스로 말살하는 행위이자 현실을 심각히 왜곡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산재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산재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를 위해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노동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을 폐기하고, 초법적인 업무처리규정 개악을 즉각 철회하라!

–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노동자를 예비범죄자로 취급하고 산재노동자의 민원제기와 이의제기를 폭력적으로 가로막는 과격집단민원 대응지침을 즉각 철회하라!

– 근로복지공단과 검찰은 산재노동자에 대한 ‘가짜산재환자’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근로복지공단 내부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라!

– 검찰과 노동부는 산재보험료 재정악화의 진짜 주범 사업주의 산재은폐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히 처벌하라!

이에 우리는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2005년 7월 12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