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코 투쟁, 부도덕한 자본과 지역사회와의 싸움”
[인터뷰] 민주노총전남동부지구협의회 박상욱 의장
하이스코 비정규직의 투쟁은 순천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지난 8월 4일 첫 집회를 가진 이후 서명운동, 삼보일배 등의 선전전을 통해 지역사회에 이를 알려내고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는 것.
이렇게 지역사회가 요동을 치는데는 각계가 망라된 비상대책위가 한몫을 하고 있다. 이 비대위의 주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80여개 사업장 3만 5,000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민주노총전남동부지구협의회(동구협)이다.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130여일 동안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동구협이 중심이 된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연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이스코 공장 앞 집회장에서 만난 동구협 박상욱 의장에게 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의 경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경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현재 하이스코 공장은 13개 하청으로 이뤄진 공장이다. 그중 10여개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건설하려하자 사측에서 탄압을 가해온 것이다.
그동안 사측은 노조원의 근무지를 먼곳으로 이동 시키고, 집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박전화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노조원의 부모님이 쓰러지고 아내가 유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 실제 교섭이 진행된 적은 있나?
단 한번도 없다. 우리는 수차례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측은 7~8번의 교섭 중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 하이스코 사측에서 교섭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이 하청업체이기 때문에 하이스코는 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하청기업주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실제 사용자는 하이스코다. 순천 시의원들과 지방노동사무소까지도 하이스코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며 하이스코 측의 성실한 태도를 주문할 정도다.
– 이 문제에 대한 지역의 움직임은 어떤가?
이 문제는 단순히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법 위에 서있고, 도덕을 비웃는 부도덕한 자본과 지역사회와의 싸움이다. 동구협 70여개 사업장 3만 5천여 조합원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난 130일간의 투쟁동안 순천시민들에게 이 싸움을 많이 알려냈다. 결국 순천시민, 시의회, 시장, 노동계 모두 사측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립된 것은 현대하이스코다.
– 다른 사업장에서 연대파업도 고려하고 있나?
각 사업장의 상황이 모두 똑같이 파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사업장에 알맞는 연대를 조직할 것이다.
2005년10월25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