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의 날’ 제정을 제안합니다.

매년 2월 1일을 ‘사회주의자의 날’로 선포합시다.

1. 세계는 자본주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입니다. 거대한 초국적 자본이 국가의 경계를 허물며 전 세계를 유린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무산계급은 빈곤의 대물림과 질병, 환경재앙 등으로 심각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은 국가기구를 통해 자신의 이윤추구를 위한 살육전쟁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과거 인간의 탈을 쓴 자본주의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소수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대다수 무산계급의 희생과 자연자원의 파괴를 강요하는 체제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사회양극화와 환경파괴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발달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며, 마침내는 인류의 멸절을 초래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과 국가기구는 대중매체와 교육기관, 공장, 교회, 문화센터, 기타 관공서 등을 통해 ‘실용주의’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포장해 왔습니다.

2. 돌아보면 자본주의화는 우리 삶의 밑바닥까지 진행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사회운동진영의 조직형태나 운영모습 조차 자본의 질서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자라 자임하는 활동가들도 ‘반자본’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삶은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렇듯 모든 사회조직이나 가정, 개인의 생활 깊숙이 파고든 ‘실용주의’의 그늘은 광범위하고 짙게 깔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일까요?

3. 많은 사회주의자들은 여전히 ‘혁명’과 ‘집권’을 통해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동지들의 주장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비범한 정신활동을 통해 그 시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개개인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될 수 있는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한 ‘자유로운 창의력’이 요구됩니다. 그러한 연찹체는 ‘쪽수’를 앞세운 ‘단일대오’의 형성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각자의 삶의 방식과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공동체의 구성이 자본주의 극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공동체를 통한 연대의 확장과 사회적 소통이 가능할 수 있는 문화적 접근이야말로 생활양식의 근본을 변혁하는 첩경이라 생각합니다.

4. 진정한 사회주의자라면 자본주의가 만든 모순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과 대비시켜 보는 것에서부터 변혁의 첫 걸음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삶을 조금씩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으로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이 바로 자본주의의 극복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 속에서 사회주의적 삶을 고민하는 모든 동지들에게 매년 2월 1일을 ‘사회주의자의 날’로 제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일 년 중 하루 만이라도 사회주의자들이 각자의 지역이나 영역에서 모여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작은 실천을 결의하는 날을 상상해 보십시오. 즐겁지 않습니까? 2008년 2월 1일, 그 의미있는 첫 걸음을 내딛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