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업장 재해예방 위해 민간역할 강화하자”
강성천 의원·산업안전공단노조 ‘사업장 안전보건 사각지대 해소방안’ 토론회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08-09-23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예방을 위해서는 안전보건 민간기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인큐베이터제도’를 도입해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공장 설립 이전에 위험성평가 등 사전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2일 산업안전공단노조(위원장 김용선)가 주최하고 강성천 한나라당 의원실이 주관한 ‘사업장 안전보건 사각지대 해소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윤갑동 노조 조직국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98%에 달하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업재해의 76%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2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매일노동뉴스는 산업안전공단노조와 이번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소규모 사업장 수는 대기업의 외주화·분사화 경영방침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세에 있다. 이중 50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40만개, 전체 사업장의 97.6%에 달하고 있다. 연간 발생하는 산업재해 10건 중 7건이 이들 5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 2003년 50인 이상 사업장 재해율은 0.55에서 지난해 0.35로 급격히 감소한 반면 50인 미만 사업장은 2003년 이후 재해건수가 매년 약 3% 가량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재해건수에서 차지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비중도 2004년 67%에서 지난해 76%로 3년 동안 10% 가까이 늘었다.
윤 국장은 소규모 사업장 산업재해 발생 원인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관리·감독의 한계와 이에 따른 산업안전보건 사각지대 확산을 꼽았다. 소규모 사업장수는 지난해 139만5천576개로 99년에 비해 6배 증가 했으나 이 기간 동안 산업안전보건 감독관 수는 거의 그대로다. 지난 5월 현재 산업안전감독관은 303명으로 감독관 1인당 3천780개 사업장 3만4천178명의 노동자를 담당해야한다. 감독관이 돌아봐야할 사업장은 미국의 4배, 영국의 9배에 달한다.
윤 국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절반은 추락·전도·협착같은 재래형 사고”라며 “안전보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사업장의 재해예방을 위해서는 민간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점으로 제기된 안전보건 민간기관의 전문성이나 기술력이 취약한 점은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 창업자금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공장이나 설비 도입시점부터 위험성평가를 실시해 위험도가 높은 부분에는 자금을 지원하는 안전관리 사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큐베이터제도’라고 불리는 이 사업은 산업재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밖에도 300인 이상 대기업에는 사업주가 산재예방에 관심을 갖도록 산재발생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고, 300인 미만 중소기업는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방계약제도를 도입해 위험요인 개선조치 시 비용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