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작업자 목·어깨 통증 스트레칭만으론 해결 못해

이상윤/‘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
maxime68@naver.com

일터의 건강나침반 /
진료실에서 노동자들의 질병 등에 대해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증상 가운데 하나는 목, 어깨, 팔 등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펴낸 ‘2006 취업자 근로환경조사’를 보면 일과 관련해 목, 어깨, 팔, 다리 근육통을 겪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 노동자의 18.1%로, 일과 관련된 건강 이상 증상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증상은 목과 팔, 어깨 등의 근골격계 질환 때문에 나타난다. 이 질환은 근육, 관절, 인대, 신경, 뼈 등과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생기는데, 심한 통증이 주된 증상이다. 통증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주관적 증상이라는 특징이 있어 주변 사람들이나 심지어 의료인도 이 질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런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거나 일을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이 질환은 ‘몸서리쳐지는 고통’이다.

이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은 물리적 힘이 목, 어깨 등 상체에 가해지는 것, 불편한 자세, 반복적 동작, 짧은 휴식 시간, 작업 도구 때문에 생기는 특정 부위에 대한 압박, 특정 부위에 가해지는 진동 등이다. 특히 목과 어깨 쪽은 팔을 올리는 것과 같이 목이나 어깨에 무게가 실리거나, 현미경을 보는 것처럼 멈춘 자세로 특정 근육의 긴장을 계속 유지해야 하거나, 반복적으로 팔을 들거나 고개를 돌려야 하는 작업이 위험하다.

이보다 아래 부위인 팔꿈치, 손목, 손의 경우에는 큰 공구를 손으로 잡고 하는 것처럼 큰 힘이 필요한 일이나 컴퓨터 자판을 칠 때처럼 손목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비틀어진 상태에서 해야 하는 일, 반복적으로 특정 손목 운동을 해야 하는 일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아울러 너무 덥거나 추운 환경, 적절한 밝기가 유지되지 않는 환경, 작업장 소음 등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이밖에 노동 시간 압박을 많이 받거나 무미건조하거나 자율성이 없는 업무와 함께 사회적 접촉이 적은 업무 등도 위험 요인이다.

문제는 이 질환은 예방과 치료가 모두 힘들다고 여기는 것인데 사실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여러 예방책이 나오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늘리거나, 인간공학적으로 설계된 컴퓨터 도구를 활용하거나,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운동 프로그램 도입과 같은 조치들이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손목 보호대 등 보호구 착용은 거의 효과가 없다. 또 한 조치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고, 여러 예방책을 같이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 운동이 효과가 있다고 해서 운동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고, 인간공학적 업무 설계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