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저녁 7시,

서울시청 본청사 앞에서 ‘콜센터 감정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2012년 9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사 등이 참여해 출범한 ‘콜센터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에서 개최했으며, 노동건강연대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노동건강연대는 이날 예쁜 피켓과 함께 ‘노동자의 건강을 지킬 권리’에 대한 발언으로

열혈참여하였습니다.

 

예술경지에 오른 노건연의 피켓(이서치경 제작)

사진으로 감상하세요~

(뉴스1로고에 가려진 ‘노동건강연대’ 찾아보세요…)

 

뉴스1 2.jpg

[사진출처 뉴스1]

 

오마이뉴스에 자세한 기사가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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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에 불났어요? 제 속에도 불이 납니다

[현장] 웃다가 우울증 걸린 사람들… 콜센터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 위한 촛불문화제’

13.05.23 22:34l최종 업데이트 13.05.23 22:38l
 
 

상담원: 정성을 다하는 120다산콜센터 김상남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시민: (술 취한 목소리로) 아 씨XX, 니네 욕하면 벌금 400만 원 내게 한다며? 나 4천만 원 낼 테니까 계속 욕 할거야 이 개XX야!
상담원: 시민님, 욕설부터 하시면 상담이 어렵습니다.
시민: 아니 내 돈 내고 내가 욕한다는데 니가 뭔데 XX야 이 XX야! 박원순 이 원숭이 XX, 나 여기서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고 있을 테니까 바로 나오라고 해!
상담원: 시민님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는지 말씀해 주셔야 정상적인 상담이 가능합니다.
시민: (격앙된 목소리로) 귓구멍이 막혀 쳐먹었나! 박원순 그 원숭이 XX 나오라고!

늘 듣기만 했던 감정노동자가 입을 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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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콜센터 감정노동자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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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이라고 하죠? 지난 3월에 콜센터에 욕설 민원인에게 400만 원 벌금형이 내려진 뒤에 이런 악성 민원이 오히려 더 악화됐습니다. ‘너는 욕을 들어라, 내가 돈을 내면 되잖아’ 하는 거죠. 정말 답답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욕설과 성희롱, 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요?” (다산콜센터 김아무개 상담원)

23일 저녁 7시, 서울시청 본청사 앞에서 ‘콜센터 감정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는 지난해 9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사 등이 참여해 출범한 ‘콜센터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에서 개최했으며, 크게 감정노동자와 노동권마당, 요구안마당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공공기관 콜센터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콜센터 노동자들과 120 서울시 다산콜센터, AT센터(농수산물유통공사) 콜센터 노동자 등 120여 명이 참여했다. 사무금융연맹, 노동건강연대 등도 연대를 위해 함께한 행사에서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할 뿐 아니라 사용자인 공공기관의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행사를 진행한 희망연대노동조합 윤진영 사무국장은 “늘 듣기만 했던 콜센터 노동자들이 이제야 뭔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화 걸어 욕설과 성희롱, 부당해고까지… 바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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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중간에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도 열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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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콜센터에 근무하는 김상남 상담원은 자신이 실제 경험한 욕설민원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퍼포먼스를 벌였다. 김씨는 “양해 멘트나 필수 안내 같은 멘트를 줄이고, (청취자에게) 상담 전에 녹취가 되며 성희롱과 폭설 시에는 경고가 나간다는 멘트만 넣어도 지금보다는 인권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정노동이란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고객의 감정에 응대하는 것으로, 주로 서비스직에서 이뤄지는 노동을 의미한다. 현재 전국 콜센터 약 3만 5000곳에서 일하는 여성상담원 60~80만 명이 감정노동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한 임원이 승무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토론회가 개최되는 등 감정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관련기사: 욕 먹고도 “사랑합니다, 고객님”).

얼마 전 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복아무개 상담원은 “아무도 명쾌하게 우리가 왜 잘렸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래 분기별로 업무평가를 받는데 그게 공개되기 전에 해고해 버렸고, 이제 와서는 우리가 불성실하게 일해서 해고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복씨는 부당해고에 맞서 현재 143일째 시위중이다.

공공기관조차 위탁·계약직 운영… 서글픈 감정노동자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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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센터 감정노동자 촛불문화제에서 발언을 듣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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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서울시당 김일웅 위원장은 공공기관들이 위탁고용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던 ‘엘지에 불났어요?’가 실은 쉼 없이 노동을 강요 받는 감정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콜센터는 꼭 필요한 업무임에도 직접적으로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볍게 취급받고 있다”며 “오늘 참여한 콜센터 4개 중 3개가 서울시·농산물유통센터 등 민간이 아닌 아닌 공공센터인데, 공공센터조차 직영이 아닌 위탁이나 계약직으로 운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건강연대 이서지경 활동가는 감정노동자의 ‘보호받을 권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할 의무가 있고 또 이를 요구할 권리가 노동자에게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런 법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감정노동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만큼, 노동자들도 이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문화 공연 및 노조원끼리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시간도 있었다. 행사 중간에 노동자소리모임 ‘한판’의 소리 공연과 민중가수 김성만씨의 노래 등 문화 공연이 이어지는가 하면, 발언자로 나선 120 다산콜센터 김영하 지부장이 “평소에는 모니터 두 개만 보고 일하는 우리, 지금만큼은 옆에 있는 조합원들 얼굴을 한번 보자”며 서로 얼굴을 확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