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건강문제  

 

 

강희태 / 노동건강연대 정책국

2012년 6월부터 8월까지 노동건강연대와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대위] 에서 보육교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인, 생활재활교사의 5개 돌봄노동자 직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설문지는 보육교사 154명, 간병인 117명, 요양보호사 112명, 장애인활동보조인 87명, 생활재활교사 116명, 총 586명이 응답하였다.

일반적 현황
성별은 여성이 91.99%, 남성이 8.01%로 여성이 많았으며, 이중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남성비율이 26.74%로 다른 직종보다 많았다.
연령은 간병인이 57세로 가장 많았으며, 요양보호사도 53세로 연령이 높았다. 반면 보육교사는 평균연령 31세로 가장 젊었다. 장애인활동보조인과 생활재활교사의 평균연령은 40대 중반이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전체 조사대상자 중 45%였다. 직종별로 간병인이 89%, 생활재활교사가 77%로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이 많았다. 반면 장애인활동보조인(9%)와 보육교사(14%)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이 매우 적었다.

 

노동조건 현황
근무형태는 보육교사와 장애인활동보조인은 대부분이 주간 근무였다. 반면 간병인의 경우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 형태 및 24시간 맞교대처럼 2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요양보호사의 경우 주간 근무 형태가 가장 많았으며, 12시간 맞교대나 24시간 맞교대 형태가 그 뒤를 이었는데, 이를 요양보호의 종류에 따라 나누면 재가 요양보호는 모두 주간근무인 반면에, 시설 요양보호는 12시간 맞교대(35%), 24시간 맞교대(22%), 8시간 3교대(9.8%), 주간근무(16%) 순으로 대부분 교대근무를 하고 있었다. 생활재활교사의 경우 12시간 맞교대 형태가 가장 많았으며, 기타 근무형태 및 주간 근무, 야간 근무가 그 뒤를 이었는데, 기타 형태에는 12시간 정도씩 격일제 근무나 변칙 3교대(8시간 근무, 24시간 근무, 휴무) 등이 속해 있었다.

 

월평균 근무일수는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보조인은 21일 남짓이었고, 간병인은 19일 정도, 생활재활교사는 17일 정도였다.

일평균 근무시간은 24시간 연속근무 형태가 많은 간병인이 22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교대근무가 많은 생활재활교사도 13시간으로 길었다. 장애인활동보조인과 요양보호사는 일평균 근무시간이 7~8시간 사이였다.
보육교사는 대부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통상적으로 근무하고, 경우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형태로 근무일수를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다만 평일 평균 근무시간을 조사하였고 평일 평균 근무시간은 9.5시간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돌봄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132만원이었다. 생활재활교사가 평균임금 209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보육교사 149만원, 간병인 12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보조인은 각각 89만원과 86만원으로 100만원도 안 되는 월 평균 임금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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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휴식시간이 있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30% 정도였다. 직종별로는 장애인활동보조인이 62%의 사람들이 근무 중 휴식이 있다고 해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요양보호사가 45%로 뒤를 이었다. 보육교사의 경우는 휴식시간이 있는 경우가 28%였고, 생활재활교사와 간병인은 휴식시간이 있다고 한 경우가 10%대에 불과하였다.

업무 중 업무와 연관된 성희롱을 경험했는지 질문하였다.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는 성희롱 문제가 없었고, 장애인들을 돌보는 생활재활교사나 장애인활동보조인의 경우에는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나 노인들을 돌보는 간병인과 요양보호사의 경우 성희롱 경험 비율이 40% 내외로 높게 나타나 심각한 수준이었다.

원래 돌봄 업무가 아닌 청소, 빨래 등과 같은 가사업무를 요청받는 경우, 간병 응답자 110명 중 32명(29%)이 현재 가사업무를 요청받고 있다고 하였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 75명 중 절반이 넘는 41명(55%)이 가족들의 가사업무까지 요청받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85명 중 12명(14%)이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비율로는 높지 않으나 일부 장애인활동보조인의 경우 원래 업무가 아닌 가족들의 가사업무까지 요청받아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될 위험이 있다.
업무에 대한 만족도조사에서는 전반적인 만족도는 불만족률이 19.5%였으며, 간병인과 요양보호사의 불만족률이 30% 정도로 높았고, 장애인활동보조인과 보육교사는 10% 미만으로 낮았다.
임금 및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률이 42.5%로 다른 항목에 비해 매우 높았다. 간병인 63.6%, 요양보호사 59.8%가 불만족했으며, 보육교사도 43%가 불만족했다. 장애인활동보조인과 생활재활교사는 불만족률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스트레스

돌봄노동자들을 대상으로 PWI-SF라는 스트레스 수준 측정 설문을 시행하였다. 총 18문항으로, 점수를 매겨서 8점 이하는 건강군, 9점에서 26점까지는 잠재적 스트레스군, 27점부터 54점까지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설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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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으로 건강군은 4.4%에 불과하였으며, 잠재적 스트레스군이 57.9%, 고위험군은 38%에 이르렀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건강군은 모든 직종에서 5% 내외로 매우 낮았으며, 고위험군은 생활재활교사, 간병인, 요양보호사가 비슷하게 40% 초반대였으며, 보육교사는 34.4%였다. 고위험군이 가장 낮은 직동은 장애인활동보조인이었으나, 그 비율이 26%에 이르렀다.

 

우울증

우울증 관련해서 21문항으로 이루어진 Beck의 우울 척도 Ⅱ(Beck Depression Inventory Ⅱ, BDI Ⅱ)를 이용하였다. 21문항에 대해서 점수를 매겨 0-13점은 정상, 14-19점은 경한 우울, 20-28점은 중등도 우울, 29-63점은 심한 우울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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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적으로 경한 우울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설문 참여자 중 36.5%를 차지하였으며, 중등도 우울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18.7%,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진료와 관리가 필요한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7.2%였다. 같은 설문지를 이용해 한 지역의 소방서 직원 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경한 우울이 3명(7.7%), 중등도 우울이 1명(2.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우울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BDI  항목 중 자살충동과 관련된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살할 생각 있는 경우는 전체의 32.5%로 특히 요양보호사가 42.2%로 가장 많았고, 간병인이 36%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적극적으로 자살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554명 중 10명(1.8%)이었으며,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는 사람은 2명(0.3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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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질

수면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서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PSQI) 설문지를 이용하였다. 설문지를 이용하여 채점을 하면 0점부터 21점까지의 점수가 얻어진다. 0점은 수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21점은 수면의 전 방면에 걸쳐서 심각한 어려움을 가진다는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절단점 5점을 기준으로 5점 이하는 정상으로, 6점 이상은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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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수면의 질이 나쁜 쪽에 속하는 사람들이 60%로 절반이 넘었다. PSQI 평균 점수로도 7.01점으로 절단점인 5점을 훨씬 넘었다. 직군별로 살펴보았을 때 24시간 연속근무 등의 형태로 근무하는 간병인이 수명의 질이 가장 나빠 수면이 질이 나쁜 군이 76.7%나 차지하였으며, PSQI 점수 평균도 9.02점이나 되었다. 그 다음으로 교대근무 형태가 많은 생활재활교사에서 69.8%가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고, 3번째는 요양보호사로 58.8%, 4번째는 보육교사로 54%가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장애인활동보조인은 다른 군에 비해서는 수면의 질이 좋았으나 역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군에 38.8%나 속해 있었고, PSQI 점수도 5.4점으로 절단점 이상을 나타냈다.

 

건강 문제

  돌봄노동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 건강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지 질문하였다. 총 428명이 응답하였고, 그 중 319명(74.5%)이 업무연관성으로 생각되는 건강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하였다. 직종별로는 요양보호사(91.5%), 생활재활교사(82.8%), 간병인(75%), 보육교사(70.6%), 장애인활동보조인(48.6%) 순으로 업무연관성 건강문제 경험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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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환들이 문제가 되었는지 정도가 심한 것부터 5가지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가장 정도가 심한 1순위 질환으로는 요통 및 허리디스크(29%), 상지근육 및 관절질환(23%), 위장질환(17.5%)을 꼽았다. 허리, 상지, 하지를 합친 근골격계질환을 합치면 62%로, 근골격계질환과 위장질환을 합치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연구조사는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및 건강 문제, 특히 정신건강 문제에 대하여 직종별로 조사를 한 데 의미가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돌봄노동자의 문제를 알리며 정책개발의 기초자료로 사용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