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는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파업을 지지한다.


박근혜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철도민영화를 중단하라!

 

 

전국철도노조가 9일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또한 노조 간부 194명을 고소고발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수천명을 한꺼번에 직위해제했다.

이 와중에 철도공사는 10일 오전 9시 철도파업의 와중에서도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의결했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를 밀어붙이려고 노동조합 탄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박근혜정부와 철도공사가 수서발 KTX를 분할하여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 입장을 밝힌다.

 

첫째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요구는 정당하다.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은 철도 민영화의 신호탄이다. 정부는 출자회사의 지분 확대와 민간매각금지 정관 규정 등을 이유로 수서발 KTX 분할이 민영화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 공적 자금의 투자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설사 공적기금 즉 국민연금 등이 투자된다하더라도 국민연금법상 투자액에 대한 수익을 보장해야만 한다. ‘착한 적자’ 가 설 자리는 없고 결국 수익성 추구를 위한 주식회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민간매각금지 정관 규정은 실효성이 없다. 정관은 회사 운영진이 바꾸면 그만이다. 주식회사 설립과 경쟁 체제 도입에 이은 민간매각은 누가 보더라도 정해진 수순이다. 게다가 이는 정부의 ‘철도산업발전방안’에도 담겨 있는 내용이다. 이 발전방안에는 정부가 수서발 KTX 분할을 시작으로 지방노선과 광역노선에 대한 민간참여를 통해 전 철도노선에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며, 2단계로 차량 정비분야와 선로 유지보수업무에 대해서도 2017년까지 단계적 분할 계획이 예정돼 있다.

 

둘째 철도가 민영화되면 국민들의 생명이 위험하다.

철도가 민영화되면 비용인상은 물론이고 특히 철도 사고가 빈발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다. 영국의 경우 철도 민영화 이후 가장 문제가 된 것이 열차 사고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사망자도 급증하였다. 이는 민영화된 철도회사들이 수익성을 위해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7년 런던 서부의 사우스홀에서 급행 열차가 화물 열차와 충돌하여 7명이 사망하였다. 1999년에는 런던 패딩턴 역 근방에서 열차가 충돌하여 31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0년에도 해필드 근방에서 달리던 열차가 전복되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2년 런던 근교 포스터바 역에서 열차가 탈선하여 또 7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대형사고 이후 영국 철도는 재국유화되었다. 1997년-2002년의 민영화 시기에 56명이 사망했으나 재국유화 이후 안전사고가 곧바로 격감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사망자는 단 2명으로 줄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철도와 같은 공공서비스는 절대 민영화되면 안 된다.

 

셋째 철도노조의 파업은 법적으로도 정당하다.

정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파업이라며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고, 수천 명 노동자들을 직위해제 하였다. 그러나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은 노조원들의 노동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므로 철도노조 파업은 정당하다. 게다가 파업에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7월부터 회사 쪽과 교섭을 벌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쳤다.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한 파업이다.

직위해제라는 강경 대응도 어불성설이다. 이미 2009년 철도노조 파업으로 징계를 받은 상당수 조합원은 직위해제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대법원은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경우에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즉 ‘업무방해죄’도 성립하기 힘들다. 따라서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파업을 빌미로 조합원을 직위해제 하고 노조 간부를 고소고발하고 있는 철도공사가 오히려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며 명백한 과잉대응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합의없이는 철도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철도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아예 철도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약위반일 뿐만 아니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박근혜 정부가 불법적으로 진행한 이사회의 결정을 철회하고 철도 민영화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 또한 중단해야 한다. 철도민영화는 국민들의 민생과 복지는 물론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한 파업이다. 따라서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하며 이를 지지함을 분명히 밝힌다.

 

 

201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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