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고는 장시간 노동 탓
버스 운전기사 주당 62시간 살인적 근무…자동차노련, ‘근무시간 단축’ 촉구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버스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던 고속버스의 5중 추돌사고로 10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 원인은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노련(위원장 강성천)은 “장시간 노동이 부른 인재”라며, 운수업 종사자 등에 대해 주 12시간 초과해 연장근로 하거나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근로기준법 58조’의 폐지를 촉구했다.
연맹은 15일 성명을 통해 “버스 기사들의 누적된 피로는 시민의 발인 버스를 ‘움직이는 폭탄’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특례조항인 근기법 58조를 즉각 폐지해, 버스기사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맹이 최근 조합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스 운전기사들의 주당 근로시간이 61.7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평균 근로시간인 44.3시간(노동부 집계)보다 약 17시간 긴 것으로, 버스기사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연맹은 “버스기사들이 일반 노동자들에 비해 일주일에 이틀정도 일을 더 하는 셈”이라며 “하루에 12~14시간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연맹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4.7%가 “장시간 노동으로 피곤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연맹은 연내 ‘운수노동자특별법(가)’ 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버스를 포함, 택시, 화물 등 운수업 종사자들의 노동시간, 임금수준, 노동환경 등을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해 올해 정기국회 때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맹은 “운수 종사자들의 안전과 근로조건 향상은 국민의 안전과 경제성장에 직결된다”며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맹은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제153호 비준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맹은 “ILO는 운수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단축시키기 위해 1979년 ‘육상운송에서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에 관한 협약’을 채택한 바 있으나, 28년이 지난 현재까지 우리 국회는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비준하라”고 주장했다.
2007년01월16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