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스트레스, 진짜 생사람 잡나?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9-15 08:24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직장마다 주 5일 근무가 확대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 56시간 이상, 연간 2800시간 이상으로 불법적인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는 근로자가 29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근무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 초과만을 의미할까?

연간 직장 내 산업 재해자가 9만5000명, 산업재해 사망자가 2900명이나 된다.

산재에 의한 경제적 손실만도 15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로 이어지는 부분은 노동근로자의 경우처럼 장비와 안전상의 부주의 문제로 신체훼손이 발생하는 경우부터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 심지어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는 증상을 호소하다가 쓰러진 후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사고까지 확대되고 있다.

◇스트레스는 혈압, 심장에 직접적인 문제 일으켜

한편, 모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가 대학생 104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47.2%가 이번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이 중 40.3%가 ‘초과근무를 시킬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세종병원 심장내과 최락경 과장은 “스트레스는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스트레스는 크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스트레스로 분류할 수 있다. 단지 육체노동에서 오는 과로의 스트레스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락경 과장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부신에서 에피네프린이 많이 분비되면서 심장맥박수가 증가, 혈압증가, 말초혈관 저항이 증가돼 이는 결국 심장에 부화를 가중시켜 혈압,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심장병이 있는 사람에게 단순, 반복적인 노동과 같은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줬을 때 그 가운데 92%에서 심근허혈증상이 발생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부과했을 때는 58%정도에게서 심허혈 증상이 나타난 연구 결과가 있었다.

중요한 점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는 고되게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보다 심박수 증가와 혈압증가의 수치가 낮지만 육체적 스트레스에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이는 말초혈관 저항증가가 주된 이유로, 말초혈관 저항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 동맥경화가 가속화하고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동맥경화증, 뇌졸중 등의 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한 초과근무로 야기되는 신체적 무리와 질환발생 위험은 앉아 있는 자세에 의해서라기보다 좌식생활로 인한 생활 습관이 건강을 해치는 데 한 몫 한다.

즉, 불규칙한 식사와 불균형한 식단을 갖기 쉽고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하고, 주로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흡연율이 높다는 결과는 일반적이다.

◇사장님 나빠요~ 하기 전에 스스로 자기 몸 챙겨야

한국재활치료교육학회 김나영 교수는 “초과근무를 한다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는 무엇보다 자기 호흡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호흡법은 횟수가 불안정하다거나, 숨을 들이마시는 것만 강조되는 식으로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므로 자기 호흡을 챙겨봐야 한다.

김나영 교수는 쉽고 단순하지만 이는 아주 근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호흡 상태를 체크한 후 이어 자신의 상하 자세를 인식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고정된 자세로 계속 있다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므로 활발한 두뇌활동을 저해, 결국 일의 능률도 떨어지며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호흡 패턴을 알아보는 것처럼 최소 단위부터 시작해 신체로 확장시켜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도, 신체적인 근육의 움직임을 풀어주는 것이 긴장이완과 건강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한편 독일 수면의학협회 연구에 따르면 야간 교대근무자의 80%가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에 의하면 일반 근무자의 신경장애 비율은 25%인 반면, 교대근무자는 60-70%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야간근무로 인한 신경장애는 물론 위궤양, 고혈압, 심근경색 등을 흔히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잘 수 있는 시간은 짧더라도 숙면을 유도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이 적절하나 반신욕은 땀을 많이 빼게 돼 기운이 없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샤워가 더 좋다고 한다.

이희정 기자 euterpe@mdtoday.co.kr